주한 美해군사령관 “家寶 돌려주세요”

  • 입력 2003년 6월 26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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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타계하신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가보입니다. 꼭 찾아주세요.”

게리 존스 주한 미 해군사령관(해군 준장·사진)이 최근 분실한 수공예 탁상시계를 애타게 찾고 있다고 미 군전문지인 성조지가 26일 보도했다.

존스 사령관은 18년간 단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나흘마다 태엽을 감는 등 애지중지해온 시계가 고장 나자 지난달 31일 서울 용산 미군기지내 시계 수리점에 맡겼다. 그러나 이날 오후 수리점의 한국인 종업원 A씨가 문제의 시계를 40대 백인 남자에게 20달러를 받고 팔아버렸다.A씨는 관리인 송모씨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가게를 찾은 백인 손님이 “이 시계가 얼마냐”고 묻자 수리비용을 묻는 줄 착각하고 수리비 20달러를 받고 시계를 내줬다는 것.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존스 사령관은 용산기지에서 발행되는 신문과 소식지에 잃어버린 시계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면 후사하겠다는 광고를 내는 등 시계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했으나 허사였다. 최근에는 사례금 액수를 500달러에서 2000달러로 올렸다.

바닥에 ‘사랑하는 아버지로부터’라는 글귀가 새겨진 이 시계는 3년 전 암으로 세상을 뜬 부친이 벚나무를 손수 깎고 윤을 내 만든 것으로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는 게 존스 사령관의 설명.

2년간의 한국 근무를 마치고 곧 일본으로 옮길 예정인 존스 사령관은 “잃어버린 시계는 내게 시계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하루빨리 찾길 간절히 원한다”고 말했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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