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실적장세 펼쳐질까…대기업 2분기 실적개선 기대

  • 입력 2003년 6월 26일 1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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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차게 뻗어 올라가던 주가가 주춤거리자 증시에서는 이를 받쳐줄 실적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하반기 경기회복 기대감과 유동성에 주로 의존해온 증시로서는 주가를 끌어올릴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기업의 수익성이 하반기부터는 크게 좋아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경기회복의 신호가 아직 뚜렷하지 않아 펀더멘털에 근거한 실적 전망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2·4분기(4∼6월) 실적 뚜껑 열리면?=삼성전자를 선두로 한 이른바 ‘빅(Big) 5’ 등 거래소 시가 총액 상위를 차지하는 기업의 2·4분기 실적은 전 분기보다 좋아졌다는 것이 증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2·4분기 매출액이 10조2000억원대, 영업이익은 1조4000억원대로 전 분기보다 6%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순이익도 비슷한 수준으로 1조원은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휴대전화 매출은 부진했으나 반도체 D램 가격이 안정적인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고 초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 분야도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 이유다.

SK텔레콤은 마케팅 비용의 증가를 가져온 이동통신 업계의 출혈경쟁이 잦아들고 EV-DO의 데이터 통화량이 매월 늘어나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다. LG투자증권은 SK텔레콤의 매출액이 2조3000억원대, 영업이익은 7900억원대로 전 분기보다 소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포스코 역시 환율 하락으로 원자재 수입에서 유리해진 점 등을 내세워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이 2∼6%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대우증권 홍성국 투자분석부장은 “기업 실적이 1·4분기(1∼3월)에 바닥을 찍었지만 2·4분기도 미미한 수준의 개선”이라며 “본격적인 회복은 3·4분기(7∼9월)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는 이미 하반기를 보고 있다=동원증권은 이날 일일 보고서에서 “미국 증시의 관심은 금리 인하에서 실적 발표로, 유동성에서 펀더멘털로 넘어가고 있다”며 “국내 증시도 무리 없이 실적 장세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원증권은 이와 함께 거래소 123개사의 3·4분기 순이익이 전 분기보다 16.8%,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3.1% 늘어나고, 코스닥 주요 34개사도 각각 38.7%, 56.7%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증권도 151개 거래소 주요 기업의 3·4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8.7%, 순이익은 10.3%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작년 하반기 실적이 좋지 않았던 만큼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더 큰 폭의 증가율을 보이는 효과(base-effect)도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반영돼 있다고 보는 시각도 많다.

우리증권 최석포 애널리스트는 “5월 중순 이후부터 삼성전자의 실적이 개선되는 징후가 조금씩 나타나고는 있지만 주가가 너무 앞서 달려나간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3·4분기에 접어들면 주가는 오히려 숨고르기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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