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점포 창업 성공사례]"아이디어로 승부…뛴만큼 벌어요"

  • 입력 2003년 6월 26일 17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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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점포 운영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창업자들이 늘면서 ‘무점포 창업’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무점포 창업라고 반드시 재택(在宅)사업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경우에 따라 작은 사무실 정도는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매장 개념이 아니므로 값싼 곳을 얻어도 되고 비싼 인테리어도 필요 없다. 남다른 아이디어로 짭짤한 수익을 올리는 무점포 창업자들을 살펴보자.》

##도우미파견사업

서울 강남에서 ‘도움365’라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장명희씨(33).

“아이를 낳고 산후조리원에 있어 보니 몸이 불편해 힘이 들더군요. 옆에 도우미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장씨는 이런 자신의 생각을 사업 아이템으로 만들어 1998년 창업했다.

그녀는 산모와 갓난아이를 돌볼 주부 도우미들을 모집해 산모 고객의 집으로 파견했다. 이들이 갓난아기를 돌봐 주고 큰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 주므로 고객들은 마음 놓고 산후조리를 할 수 있다.

창업비용 1000만∼2000만원에 사무실 운영비용은 월 100만원 정도. 하지만 장씨는 월 3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장씨는 “선진국의 경우 산모뿐 아니라 환자, 노인 등을 대상으로 한 도우미 파견사업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재택교육사업 부산에 사는 주부 임태진씨(57)는 올해 4월 자신의 집에서 재택 교육사업 ‘가베가르텐’을 시작했다. 가베가르텐은 독일의 교육학자 가베의 이름을 딴 유아용 교육 프로그램.

“아이들이 대학에 다 들어가고 나니까 예전 유치원 교사 경험을 살리고 싶었어요. 창업은 꿈도 안 꿨죠. 그런데 지금은 무점포 창업으로 창업과 경험 모두를 살리게 됐습니다.”

임씨는 현재 자신의 집에 15∼20명의 아이들을 모집하고 가베 한글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프랜차이즈 본사에 교재 및 창업교육 비용 700만원을 내고 시작한 사업은 월 12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한국의 부모들은 교육에 관심이 많잖아요. 좋은 프로그램은 학부모 고객이 더 잘 알아요. 가베 프로그램은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정규 교육과정과 잘 연결돼 있어 호응이 좋습니다.”

임씨는 “초보 무점포 창업자들은 보통 프랜차이즈에 가입한다”며 “무점포 창업의 성공은 좋은 프랜차이즈 업체를 선정하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이사 대행업

전직 택시운전사였던 염을섭씨(37)는 올해 1월 딱 1300만원을 들여 사업을 시작했다. 염씨가 도전한 사업은 이사 대행업.

1t 트럭 구입비용 1000만원과 차량 도색과 이사 프랜차이즈 업체 가맹비 등으로 300만원을 썼다. 사무실은 마련하지 않았다.

염씨가 이렇게 적은 비용으로 창업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이삿짐전문업체 KGB의 소(小)사장제 덕분이다.

KGB의 소사장제는 본사가 고객의 주문을 소사장에게 연결해 주고 수익을 본사와 소사장이 나눠 갖는 시스템. 소사장 3명이 한 팀을 이뤄 이삿짐을 운송한다. 고객은 자신이 이용한 소사장들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또 원하는 소사장을 골라 이용할 수 있어 사업 성공 여부는 전적으로 염씨에게 달려 있다.

염씨는 “무점포 창업은 매장이 없는 만큼 몸이 더 힘들다”며 “하지만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적은 비용, 최대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단순중개…떠안기기…못믿을 창업컨설턴트 많다 ▼

피해야할 10가지 창업컨설턴트 유형
△단순중개형 △베끼기형 △자질부족형
△떴다방형 △적성무시형 △떠안기기형
△나몰라형 △상권무시형 △본사지향형 △과대포장형

최근 예비 창업자들이 늘면서 이들에게 사업 아이템을 제공하는 창업상담사(컨설턴트)들도 크게 늘고 있다. 하지만 창업컨설턴트를 잘못 만나면 창업은커녕 적지 않은 마음 고생만 하게 된다.

26일 한국소호진흥협회 김영문(金榮文·계명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회장은 ‘피해야 할 창업컨설턴트 10가지 유형’을 제시했다.

첫 번째 유형은 단순중개형. 이들은 프랜차이즈 본사의 사업 아이템을 예비 창업자들에게 열심히 홍보한 뒤 가입을 유도하고 수수료만 챙긴다.

다른 사람의 사업 아이템을 베끼거나 모방해 소개하는 ‘베끼기형’도 위험하다.

김 회장은 또 “컨설턴트는 창업시장에서 적어도 3년 이상의 경력 또는 경험을 갖고 있어야 한다”며 “필요한 경력이나 경험이 부족한 ‘자질부족형’도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1년 내내 전국 창업박람회나 창업설명회만 돌아다니며 특정 프랜차이즈의 가맹점 모집에 나서는 ‘떴다방형’도 조심해야 한다.

예비창업자들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창업을 권하는 ‘적성무시형’, 창업자에게 맞지 않는 아이템을 무조건 떠안기는 ‘떠안기기형’, 창업아이템을 계약하면 더 이상 창업자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 ‘나몰라형’도 경계해야 한다.

외식 및 점포 창업을 권하며 상권 분석에 소홀한 ‘상권무시형’, 예비창업자가 아닌 프랜차이즈 본사의 뜻만 중시하는 ‘본사지향형’, 사업 아이템의 수익성을 지나치게 부풀리는 ‘과대포장형’도 기피 대상으로 꼽혔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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