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쟁점/인천의료원에 市 경영개선팀 파견 논란

  • 입력 2003년 6월 25일 21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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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공사 인천의료원의 진로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인천의료원은 경기도립병원으로 1932년 인천 중구 신흥동에 세워졌으나 97년 5월 동구 송림동에 연면적 8142평 규모의 현대식 건물을 지어 이전했다.

2000년 의약분업이 실시되면서 그 해 11억6900만원, 2001년 17억1900만원, 2002년 41억6800만원 규모의 적자를 냈다.

매년 인천의료원에 20억∼40억원을 지원하는 인천시는 인천의료원에 긴축 재정을 요구했으며 경영지도 업무를 맡을 공무원 3명을 7월 중 파견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와 인천의료원 노동조합은 “공공의료기관의 공공성을 강화하기로 한 정부 방침에 어긋나고 공공의료기관을 민간의료기관과 단순 비교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인천의료원 현황=22개 진료과목에 400병상을 갖춘 인천의료원은 연간 28만7000명을 진료하고 있다. 진료 환자 수로는 인천지역 의료기관 가운데 5위 수준.

종합병원에서 근무하다 2월 이 곳 신경외과 전문의로 옮긴 H씨는 “의료원이 같은 처방과 치료를 하더라도 일반병원에 비해 4분의 1 정도로 낮은 비용을 환자에게 부담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이 곳에서는 종합병원에서 흔히 있는 특진비를 내지 않아도 되고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진료 행위를 할 수 없기 때문에 환자 부담이 적다는 것.

따라서 일반병원과 비슷한 숫자의 환자들에게 처방과 진료를 하더라도 일반병원에 비해 수입이 적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의료원 측의 설명이다.

인천의료원은 진료과목별 무료 검진, 만성 질환자에 대한 가정방문 간호 등의 공공 의료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인천의료원 정용환 원장은 “알코올상담센터, 공동간병제 등 다양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지만 재정이 어려워 당장 시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향후 진로=인천시의회는 특별감사를 실시한 뒤 △의업(醫業) 수입을 늘릴 수 있도록 경영을 개선하고 △인건비 과다 상승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며 △개방병원(의료시설을 외부 의료진에게 빌려주는 행위)을 운영하지 말 것 등을 의료원에 제시했다.

시 관계자는 “인천의료원의 적자가 계속 누적된 원인이 의약분업의 여파 외에도 방만한 경영에 따른 것일 수도 있다”며 “사무관을 팀장으로 하는 경영개선팀을 파견해 경영 상태를 개선한 뒤 민간경영시스템 도입이나 위탁 운영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전국 33개 지방공사의료원 노조로 구성된 보건의료노조는 △의료원에 대한 평가를 공공성 중심으로 바꾸고 △의료원 관리 부처를 행정자치부에서 보건복지부로 넘기며 △의료원을 지역 중심의 중합보건복지센터로 육성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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