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기장하수처리장 市-종교단체 대립

  • 입력 2003년 6월 25일 21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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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장하수처리장 건설 문제를 놓고 부산시와 지역주민, 종교단체간의 의견이 맞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부산시는 583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기장군 신천리 일원 9100여 평에 하루 2만7000t을 처리할 수 있는 기장하수처리장을 건설하기로 하고 2000년 말 하수처리장시설 도시계획시설 결정 고시를 한 후 지난해 8월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 착공까지 했다.

그러나 하수처리장 건설 계획을 파악한 인근의 천부교(天父敎)측이 종교적 이유로 이 부지 일부를 매입하면서 문제가 불거져 현재 공사가 중단된 상태. 천부교측은 이 부지를 계속 매입해 당초 46%이던 부지 확보율을 현재는 76%선까지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시는 지난해 12월 중앙토지수용위원회의 수용 재결을 거쳐 올해 1월말 재결보상금(19억원)을 공탁하고 해당 부지 전부를 시 소유로 전환한 뒤 3, 4월 공사 진행을 위해 이 부지에 진입하려 했으나 천부교측의 반발로 무산됐다.

시는 천부교측의 하수처리장 위치 이전 요구를 수용, 당초 예정지에서 기장군청 쪽으로 옮겼고 사업인가 등 적법한 행정 절차를 모두 이행한데다 공사계약까지 완료했기 때문에 더 이상 공사를 미룰 수 없는 입장이다.

또 기장발전협의회 등 기장지역 시민단체로 구성된 기장하수종말처리장 조기추진대책위원회는 최근 시민궐기대회를 열고 하수처리장 조기 건설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책위는 천부교측의 반대로 10개월째 공사를 못하고 있어 지역 개발과 환경개선이 늦어지고 있다며 시의 미온적인 대처에 항의했다.

그러나 천부교측은 해당 부지가 종교적 본산인 ‘성지’(聖地)이기 때문에 하수처리장 건설을 절대로 수용할 수 없다면서 하수처리장 건설 반대 가두서명 및 전단지 배포 등 건설반대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편 천부교는 박태선씨(90년 사망)에 의해 1955년 창립된 기독교계 종교로 부산 기장 등 국내 3곳에 신앙촌을 두고 있으며 국내외에 47만명의 신도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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