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SBS ‘휴먼스토리 여자’ KBS 다큐형식 표절 논란

  • 입력 2003년 6월 24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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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연작 다큐멘터리 ‘인간극장’(왼쪽) 제작사 리스프로는 최근 SBS ‘휴먼스토리 여자’가 자신들의 포맷을 표절했다고 주장한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KBS 연작 다큐멘터리 ‘인간극장’(왼쪽) 제작사 리스프로는 최근 SBS ‘휴먼스토리 여자’가 자신들의 포맷을 표절했다고 주장한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방송가에서 프로그램 ‘포맷’을 둘러싼 저작권 논란이 일고 있다.

KBS2 ‘인간극장’(월∼금 오후 8·50)이 SBS ‘휴먼스토리 여자’(이하 ‘여자’·월∼금 오전 9시)가 포맷을 베꼈다며 저작권 침해 등에 관한 법적 조치를 강구하고 나섰다. 반면 SBS는 “그 포맷은 원래 독창적이지도 않다”고 맞서고 있다.

‘인간극장’을 제작하는 외주제작사 리스프로의 이동석 대표는 연작 다큐멘터리로 매회 앞뒤에 지난회와 다음회의 내용을 보여주는 포맷이 독창적인 것으로 저작권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해 3월 ‘인간극장’의 첫 기획안을 어문 저작물로 ‘저작권 등록’을 해놓았다. 그는 SBS ‘휴먼스토리 여자’에 대해 “방송금지 가처분신청과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SBS 외주제작팀 이선의 차장은 이에 대해 “앞뒤 줄거리 소개는 연작 형식의 작품에서는 당연한 시청자 서비스이고 드라마나 미니시리즈 등에서 오래전부터 해오던 것”이라며 ‘인간극장’측의 독창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포맷이 비슷한 사례로는 KBS2 ‘개그 콘서트’와 SBS ‘웃찾사’가 있다. ‘웃찾사’는 심현섭 등 '개그 콘서트‘ 출연진이 SBS로 옮겨 꾸미는 프로그램이다. KBS측은 “‘웃찾사’가 좀 심하게 따라하긴 한다”면서도 “‘개그 콘서트’라는 제목은 저작권 등록 신청을 해놨지만 포맷 자체를 등록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방송가에서는 이처럼 유사 포맷 프로그램들이 늘어나자 포맷에 대한 저작권 개념이 정리되어야 한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MBC도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한 코너 ‘브레인 서바이버’ 포맷에 대해 일본 TBS에 저작권료를 지불했다.

방송영상산업진흥원 김영덕 연구원은 “영국 독립제작사 셀러도어 프로덕션은 퀴즈 프로그램 ‘누가 백만장자가 되고 싶은가’(Who Wants to be a Millionaire)의 포맷을 미국 ABC에 판권 수출했다”며 “한국에서도 프로그램 포맷에 대한 저작권이 법으로 보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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