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입 경영 남양유업 거래량 적어 퇴출 위기

  • 입력 2003년 6월 24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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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와 분유를 만들어 파는 남양유업은 흠 잡을 곳이 없는 기업이다. 장수기업인데다 인지도도 높고 장사도 잘해 시장점유율이 높다. 무차입 경영에다 현금보유량도 많다.

이 회사는 그러나 23일 오후 증권거래소로부터 ‘퇴출’ 경고를 받았다. 거래량이 적은 종목은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가 증시에서 퇴출시킨다는 새 규정에 따른 것. 평소 거래량이 적은 이 회사 주식은 4월 1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됐고 30일까지 2877주가 더 거래되지 않으면 상장이 폐지된다.

주식이 잘 거래되지 않는 이유는 대주주와 외국인이 대량 보유하며 시장에 잘 내놓지 않기 때문. 발행 주식의 28%를 들고 있는 대주주는 경영권 때문에, 47%를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은 기업 내용이 좋아서 장기로 묻어 두고 있다. 국내 기관투자가도 10% 정도를 가지고 있어 소액투자자들이 시장에서 거래하는 주식은 15%에 불과하다.

거래량 미달 종목
구분회사
상장폐지 우려 예고남양유업
관리종목지정 우려
예고
대구도시가스 동일방직
전방 송원산업
연합철강 롯데제과 동일
패브릭 천일고속
관리종목지정 사유
추가 예고
크라운제과
자료:증권거래소

이유를 막론하고 거래가 잘 안되는 주식은 거래소에 자리를 차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거래소 규정의 취지. 회사측은 “언제는 장기투자하라고 하고서는 이제와 장기투자자들이 주식을 안 내놓아 거래가 없다고 증시를 떠나라는 것은 모순”이라고 주장한다.

롯데제과와 서울도시가스도 같은 이유로 퇴출 전단계인 관리종목 지정 경고를 받았다. 롯데제과 주식은 롯데알미늄(15.46%) 신격호 회장(13.19%) 등 대주주 9명이 48.48%를 쥐고 있고 외국인이 44.01%를 들고 내놓지 않아 거래가 잘 안된다. 24일 거래량은 240주. 30일까지 1만2007주가 거래되지 않으면 졸지에 관리종목이 된다.

수익이 안정적인 서울도시가스도 서울도시개발이 주식 22%를 가지는 등 대주주 18명이 88.07%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그러나 24일 9만3820주가 거래되면서 위기를 모면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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