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밤 음악이 흐르는 문학축제 26일까지 남이섬서

  • 입력 2003년 6월 24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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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하나 된 노래가 많이 불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정호승 시인(왼쪽)과 “시는 마술”이라는 가수 추가열씨(오른쪽 사진 왼쪽). 가평=조이영기자
“시와 하나 된 노래가 많이 불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정호승 시인(왼쪽)과 “시는 마술”이라는 가수 추가열씨(오른쪽 사진 왼쪽). 가평=조이영기자

‘…이제는 사랑하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소서. ♩♪♬’

시원하게 솟은 메타세쿼이아 나뭇길로 정호승의 시 ‘새벽기도’에 붙인 노랫가락이 퍼져 나간다. 이곳은 문학과 음악의 만남, 그 향연이 펼쳐지고 있는 경기 가평군 남이섬.

한국문예창작학회(회장 김수복)와 문학과 문화를 사랑하는 모임(이사장 김주영)이 공동 주최하는 제3회 ‘녹색 문예창작한마당-문학음악축제’가 24일 남이섬에서 개막돼 26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행사에는 문인 20여명과 전국 각 대학의 문예창작학과 학생 130여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이날 축제는 정호승 시인이 들려주는 ‘나의 애창곡 이야기’로 문을 열었다.

정 시인은 진송남의 ‘바보처럼 울었다’를 즐겨 부르는 노래로 꼽았다. ‘그렇게 그렇게 사랑을 하면서도’로 시작하는 이 노래를 무반주로 뽑아 부르는 시인에게 박수가 쏟아졌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에 유행했던 노래인데 기억 속에 오래 남아 있네요”라며 웃었다.

이어 가수 추가열과 고한우가 무대에 등장했다. 가수들은 우리 시에 곡을 붙인 노래 ‘향수’(정지용), ‘세노야’(고은)를 참석자들과 함께 불렀다. 쏟아지는 빗속에서도 노래는 이들을 하나로 만들어줬다.

박태혁씨(단국대 예술학부 3학년)는 “내 또래는 마야의 ‘진달래꽃’에 익숙해 있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문학과 음악에 비슷한 점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25일에는 시 소설 만화스토리 동화 등 장르별 소강의가 마련된다.

시창작은 시인 장옥관 오정국, 소설창작은 소설가 이승우 박덕규 장석주, 방송드라마창작은 방송작가 손정희, 페미니즘론은 문학평론가 김수이, 비평창작은 문학평론가 신덕룡 한원균, 만화스토리창작은 만화스토리작가 김용배 염진아, 희곡창작은 희곡작가 김윤미, 출판편집론은 출판기획자 임종기, 동화창작은 동화작가 배봉기 조태봉, 글짓기는 엄정희 강회진씨 등이 강연한다.

세미나 ‘문학과 음악이 만나는 자리’가 열리며 ‘안데르센 동화와 원화전’을 관람한다. 밤에는 소설가 김주영, 시인 안도현 장석남의 ‘나의 애창곡 이야기’와 시 낭송, 노래 가사 바꿔 부르기 대회, 참석자들의 장기자랑이 마련된다.

가평=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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