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에서 밖에서…김치 시장 '폭발'

  • 입력 2003년 6월 24일 14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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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사서 먹는 김치(상품김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주요 생산업체들은 국내 상품김치 시장이 전년 동기보다 50% 이상 커졌다고 밝혔다. 또 해외수출 물량도 치솟고 있다. 나라 안팎으로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김치 열 포기 중 셋은 사먹는다

시장점유율 68%의 1위 업체 종가집은 1~5월 내수(內需)로 판매된 김치가 전년보다 47.3% 증가한 400억원 어치라고 밝혔다. 올해 목표 신장률인 35%를 훨씬 웃도는 것이다.

2위, 3위 업체인 풀무원과 동원 F&B도 1~5월 내수에서 전년보다 60%가량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풀무원은 최근 150억원로 잡았던 올해 김치 매출 목표를 30% 이상 늘려 200억원으로 조정했다. 김홍렬 풀무원 김치사업부장은 "지난해 잠시 주춤했던 김치 시장이 올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현 추세대로라면 연말에는 국민의 김치 소비량 가운데 상품 김치의 비중이 28%까지 올라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24%에서 4%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해외 수출도 크게 늘어

수출 물량도 크게 증가했다. 농림부는 1~5월 농림축산물 수출액은 6억886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6% 늘었다고 24일 밝혔다. 이 중 김치는 3750만 달러어치가 수출돼 작년보다 30.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삼류(-6.6%)나 돼지고기(-23.4%)의 수출 감소세를 김치가 메운 꼴이다.

수출된 나라는 일본이 3530만 달러로 절대적이지만, 미국 80만 달러, 홍콩 20만 달러, 중국 4만 달러 등으로 조금씩 다변화 양상을 띠고 있다. 농림부는 이 추세라면 올해 김치 수출액이 처음으로 1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는 7900만 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양천술 동원F&B 양반김치 생산팀장은 "중국 쪽 수출물량이 크게 늘고 있다"면서 "거대한 중국시장이 점점 김치 맛을 알아가고 있다"고 내다봤다.

▼시설을 늘리는 생산업체들

업계는 현재 김치시장이 성장기 초기로 진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향후 10년 안에 김치 소비량의 75%, 금액으로는 1조5000억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업계는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한편 신상품 개발, 수출 다변화 등에 몰두하고 있다.

종가집은 경남 거창과 강원 횡성공장에 이어 3공장을 짓는 것을 검토 중이다. 풀무원에 김치를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으로 납품하는 정안농산도 올 봄 공장을 증설했다. 동원 F&B 역시 내년에 하루 52t 규모의 김치 공장을 수도권에 세울 계획이다. 농협, CJ, 한성김치, 한울농산 등 다른 김치 생산업체들에서도 공장 증설과 신상품 개발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신광수 종가집 마케팅팀장은 "여성의 사회참여가 늘고, 상품김치에 대한 심리적 저항이 사라지는 데다 맛있고 어떤 때는 사먹는 김치가 더 싸다"며 "김치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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