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지주, 조흥銀 인수후 7.5% 폭락

  • 입력 2003년 6월 23일 20시 00분


코멘트
신한지주의 조흥은행 인수조건을 놓고 증권시장의 반응이 좋지 않다.

인수가격이 너무 비싸고 조흥은행 노조와의 합의조건에 발목이 잡혀 인원과 점포를 줄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3일 신한지주 주가는 외국인이 순매도 1위를 기록하며 1050원(7.55%) 떨어져 은행업종 평균지수 하락률(3.13%)에 비해 낙폭이 컸다.

반면 외국인투자자들은 조흥은행의 대주주가 신한지주로 바뀌면서 든든한 방어막이 생겼다며 조흥은행 주식을 사들여 외국인 순매수 1위로 올라서는 대조적인 모습이 나타났다.

▽인수조건이 좋지 않다=신한지주가 조흥은행 주식을 주당 6200원으로 평가한 것이 너무 높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나증권 유승창 연구원은 “시장에서 주가가 4500원에 형성되고 있는데 6200원은 너무 고평가된 것으로 본다”며 “사후손실보장(6500억원)을 감안하더라도 비싼 편”이라고 말했다.

신한지주 주가에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는 것은 3년 고용보장이다.

기업 인수합병(M&A)의 1차적인 효과는 중복인원과 점포정리를 통한 비용절감인데 3년간 이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외국인 투자자는 “생산성 측면에서 보면 조흥은행 인력은 신한은행에 비해 약 40% 많다”며 “3년간 고용보장으로 연간 2000억원의 추가비용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파업기간에 조흥은행의 예금이 약 6조5000억원이나 빠져나간 것을 더 심각하게 보고 있다. 조흥은행의 강점은 대중 고객의 저(低)원가성 예금이 많아 순이자마진(NIM·대출금리―예금금리)가 높다는 점인데 총수신의 10%가 넘는 금액이 나갔다면 수익성이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는 긍정적=LG투자증권 조병문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신한지주의 인수조건이 안 좋다고 볼 수 있지만 3∼5년을 놓고 보면 분명히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가격조건에 대해서도 정부가 조흥은행에 투입한 공적자금이 2조7000억원이어서 이 가격 밑으로 사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조병문 연구원은 “사후손실보장 금액을 제외하고 2조7200억원에 사는 것은 정부와 신한지주가 최대한 타협점을 찾은 것”이라며 “조흥은행의 인프라와 영업력이 탁월해 신한지주는 약간 손해를 보더라도 인수해야 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신한지주는 증권시장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임에 따라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 등을 상대로 적극적인 기업설명회(IR)를 갖고 있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