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게 심호흡을 한 뒤 “하나, 둘, 셋” 구령과 함께 그대로 몸을 내던졌다. 시원스럽게 허공을 가르는 그의 표정에는 어느새 두려움은 사라진 채 환한 미소가 흘러나왔다.
장맛비가 세차게 뿌린 23일 오후 경기 양평군 한화리조트. ‘사격 요정’ 강초현(23·갤러리아)이 팀 동료들의 함께 도전 정신과 팀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2박3일의 일정으로 마련된 극기 훈련에 나섰다. 궂은 날씨에도 강초현은 공중에 설치된 모형탑에서 외줄 낙하 및 고공 점프, 통나무 오르기 같은 힘든 훈련 과정을 소화해 냈다. 연약해 보이는 외모와는 딴판이었다.
“처음에는 재미있을 것 같았는데 막상 하려니까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해냈다는 성취감이 크네요.” 한 후배가 무서워 30분 동안 뛰어내리지 못할 때는 언니답게 “힘내라”며 격려의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빗물과 땀으로 얼룩진 이마를 연방 닦아낸 강초현은 “사격은 불과 1, 2점 차로 순위가 뒤바뀌거든요. 그래서 기술보다 심리적인 면이 중요해요. 이번 훈련을 통해 어떤 어려움도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을 얻었어요”라며 활짝 웃었다.
그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 ‘깜짝 은메달’의 주인공. 이 은메달로 ‘신데렐라’라는 별명까지 얻은 그는 이후 2년여 동안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올 초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명예회복을 선언한 강초현. 그에게 이번 극기훈련은 내년 아테네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기 위한 첫걸음일 뿐이다.
양평=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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