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세이]김성완/문신, 지울때도 병원에서

  • 입력 2003년 6월 23일 1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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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 열풍이 거세다. 군 현역병 입대를 피하기 위해 온 몸에 문신을 했던 철없는 젊은이들이 무더기로 잡혔을 때 문신을 바라보는 눈길은 차갑기만 했다. 그러나 축구스타 안정환이 아내를 위해 ‘문신 세리머니’를 하자 그를 따라 문신을 하고자 하는 신세대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문신은 기원전 이집트 미라에서 발견될 만큼 유래가 깊다. 신을 상징하는 문자를 몸에 새겨 신의 힘을 빌리고자 했던 것이다. 그러나 문신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부정적 인식의 대상으로 바뀌었다. 일례로 조선시대에는 도주하다 붙잡힌 노비에게 문신을 새겼다는 기록이 있으며, 문신의 왕국이라 할 수 있는 일본에서도 도쿠가와 막부 시절에 “민중의 도덕에 해롭다”는 이유로 문신을 금지시킬 정도로 부정적 인식이 강했다.

현대에는 남성들이 집단소속감을 표현하거나 용맹을 과시하기 위해 몸에 문신을 한다면, 여성들은 주로 미적 욕망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한다. 눈썹을 짙게 하거나 아이라인을 그리는 것이 대표적인 여성 문신이라 할 수 있다. 이 경우 매일 바쁜 아침에 화장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긴 하나, 문신이 잘못 새겨지거나 유행이 바뀔 때 수정할 수 없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미용적인 측면보다 더 큰 위험은 이 같은 문신이 대부분 무자격자들에 의해 무분별하게 시술된다는 점이다. 현행법상 문신은 의료행위로 분류돼 의사 자격증 없이 문신시술을 하다 적발되면 의료법 등에 의해 처벌받는다. 일례로 6월 5일에는 중국 등에서 문신기기 등을 밀반입해 미용업자들에게 불법으로 판매한 사람들과, 불법 미용시술을 한 미용업자 54명이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법적으로 문신시술 자격을 제한하는 이유는 문신으로 인한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다.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소독도 제대로 되지 않은 바늘을 사용하면 세균감염부터 심각하게는 간염, 에이즈까지 일으킬 수 있다.

또한 문신에 이용된 먹물이나 잉크로 인해 생기는 알레르기와 같은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만일 상처가 아물면서 피부가 불룩 솟아오르는 비후상반흔 체질이거나 켈로이드 체질이라면 문신을 한 부위의 살이 부풀어 올라 흉터가 생길 수 있다. 이 밖에 문신이 잘못 새겨지거나 사회생활에 걸림돌이 되면서 문신을 지우기 위해 문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주의할 점은 문신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문신을 지울 때도 피부과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불법시술소를 통하거나 개인이 스스로 지우기 위해 담뱃불, 화학약품, 전기소각기 등을 이용할 경우 흉이 남는 등 더 큰 부작용을 초래하게 된다. 피부과에서는 큐스위치 레이저를 이용해 피부조직의 손상은 최소화하면서 색소를 파괴시켜 문신을 지운다.

요즘 인기를 얻고 있는 반영구 화장은 기존 문신의 부작용을 해결한 새로운 개념의 문신이다. 피부 진피층 깊숙이 색소를 새기는 문신과는 달리 천연색소를 피부 가장 바깥층인 표피에 주입해 눈썹 아이라인 입술라인 등을 새겨 넣어 자연스러운 눈썹이나 입술을 연출하는 것이다. 피부의 각질이 벗겨지고 재생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3∼5년 정도 지나면 자연스럽게 지워진다. 건강에 해도 없고 유행이 지나면 새롭게 색소를 주입할 수 있다.

김성완 피부과 전문의 www.skinlas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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