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코끼리까지 동원… 잠실벌 흔들 ‘아이다’

  • 입력 2003년 6월 23일 17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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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8, 20일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을 고대 이집트의 사랑으로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 베르디 대작오페라 ‘아이다’. 대규모 오케스트라와 합창 무용단, 코끼리까지 동원되는 잠실벌의 현장 연습에 앞서, 공연 제작을 담당한 파르마 왕립 오페라극장과 소품을 맡은 밀라노의 란카티사 등에서는 공연의 완성도를 한껏 끌어올리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이탈리아 북부에 위치한 인구 17만의 도시 파르마는 지휘자 토스카니니가 태어났고 작곡가 파가니니가 땅에 묻힌 전통적 음악도시. 오페라의 대명사 주세페 베르디(1813∼1901)도 이곳 교외인 부세토 출신이다.

파르마 왕립 오페라극장은 20일 잠실판 야외 ‘아이다’의 무대 등 제작 주요계획을 공개했다. 4세기의 전통을 자랑하는 이 명문 오페라극장은 유럽 최고의 수준을 자랑한다. 소프라노 레나타 테발디,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 등도 이곳에서 데뷔했다.

제작발표회에 시장이 직접 참석할 정도로 잠실 ‘아이다’ 공연을 향한 파르마시(市)의 관심과 의욕은 뜨거웠다.

잠실벌의 폭100m 짜리 무대에는 첨단 프로젝터와 초대형 유리벽면, 피라미드를 상징하는 초대형 이동 구조물 등으로 입체적이고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인다는 계획. 안토니오 마스토로마테이 무대감독은 “전세계적으로 모던한 무대가 선호되고 있다. 가능한 한 현대적인 무대를 꾸미겠다”고 말했다.

연출자 스테파노 몬티는 “벽면에 투사하는 동영상 등 첨단 기술이 진가를 발휘해, 무대가 너무 크거나 멀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사실 파르마와 아이다, 서울은 남다른 인연을 가지고 있다. 1978년 서울 세종문화회관 개관 당시 내한한 파르마 왕립 극장 오페라단은 ‘아이다’를 무대에 올렸다. 4반세기 전 이 작품으로 이 도시가 서울과 맺은 인연이 올해 부활하는 것.

이튿날 밀라노에 위치한 공연 영화 소품 전문업체 ‘란카티’를 찾았다. 영화 ‘벤허’ ‘스파르타쿠스’ ‘마지막 황제’ 등의 소품을 담당해 유명한 란카티는 잠실 ‘아이다’ 공연에서 사용되는 병사들의 투구 칼 등 소품 2000여개를 제작한다. 4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사장 로몰로 노르마니는 “역사물의 경우 박물관에 소장된 유물을 참조, 철저한 고증을 거쳐 제작한다”고 설명했다.

잠실판 블록버스터 오페라 ‘아이다 2003’은 9월18일, 20일 8시 막을 올린다. 3만∼60만원. 1588-7890 http://www.aida2003.co.kr

파르마=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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