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받은 DJ측 '특검연장 거부' 시큰둥

  • 입력 2003년 6월 23일 17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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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연장 요청을 거부하느냐, 수사 더하고 DJ도 직접 조사하지 그러냐”

노무현 대통령이 대북송금 수사기간을 연장해 달라는 특검의 요구를 거부했다는 소식에 김 전 대통령의 한 측근이 보였다는 반응이다.

문화일보는 23일 노대통령의 특검연장 거부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이 그저 “알았다”는 말로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으나 측근들은 김 전 대통령이 이미 마음의 상처를 받았기 때문에 연장 요청 거부가 별 의미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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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대통령은 이기호, 이근영, 박지원씨등의 구속으로 햇볕정책이 폄하되고 관련자들이 범죄집단으로 치부되는 분위기에 상당히 심기가 불편했다고 한다. 더구나 수사초반부터 자신의 조사 여부가 언론에 거론되자 자존심마저 상처를 받았다는 것.

이에 따라 노 대통령이 정치적 부담을 안고 특검수사 연장거부라는 단안을 내렸음에도 정치권에서는 김 전 대통령과 노 대통령간의 관계가 소원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만약 현정부가 특검 시한을 연장하고 DJ를 조사하려 했다면 DJ가 방문조사나 서면조사가 아닌 특검에 직접 출두해 조사를 받았을 것” 이라는 말도 나돌고 있다.

집권 5년간 일관된 햇볕정책으로 역사의 물줄기를 바꿨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김 전 대통령이 정면돌파를 시도했으리라는 것.

만일 총선을 불과 10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DJ가 실제로 특검에 불려다니며 직접 조사를 받는다면 정치권, 특히 호남권에 끼칠 영향은 그야말로 엄청난 것.

이때문에 민주당 신주류 중심의 바른정치연구모임이 DJ 인터뷰 방영일인 지난 15일 밤 갑자기 ‘특검 시한 연장 및 DJ 조사 반대’ 성명을 내놓았으며 결국 노대통령도 이를 수용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조창현 동아닷컴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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