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그런 곳을 찾는다면, 글쎄. 로타섬이 어떨까. 사이판(북마리아나 제도·미국령)에서 프로펠러 비행기로 40분(136km), 울릉도(73㎢)의 두 배쯤 되는 남태평양 섬(125㎢)인데 사람의 때가 묻지 않아 조용한 휴식을 원하는 여행객에게 권할 만한 곳이다.
물은 깊지 않고 파도는 세지 않다. 해저는 산호가 많아 볼수록 끌린다. 모래사장은 야자수 잎이 드리운 그늘에 덮이고 주변은 오직 파도 소리뿐. 한낮의 정적을 깨는 것은 발가벗고 해변을 뛰어다니는 차모로 원주민 아이들의 웃음소리뿐이다.
테테토 비치. 가끔 TV의 CF에 보이는 곳이다. ‘스위밍 홀(swimming hole)’도 특이하다. 바위로 뒤덮인 해안에 동그랗게 파인 구덩이인데 바위틈으로 오가는 바닷물로 자연스럽게 수영장이 되는 곳이다. 섬 동편의 아스 만모스 절벽 풍경도 멋지다. 절벽은 수직 40m다. 고대의 차모로인이 사용했다던 대형 타가스톤 채석장도 관광 명소다. 골프 리조트도 한 개 있다.
사이판에서 페리로 50분 거리의 섬 티니언도 들러 보자. 로타섬보다 약간 작은 티니언(100㎢)은 10년 전 카지노 호텔(다이너스티)이 들어서기 전까지만 해도 관광객의 발길이 별로 닿지 않던 섬. 일본에 투하한 원폭을 실은 폭격기(B52)가 이 섬의 미 공군 기지에서 이륙했다. 그 유적이 지금도 남아 있다.
티니언의 랜드 마크(상징물)는 타이드 블로(Tide Blow). 파도에 밀려든 물이 해안 바위의 틈새로 물보라를 내뿜는 곳. 별 모양 결정의 모래로 뒤덮인 출루 비치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 여행 정보
▽북마리아나 관광청
△홈페이지=www.visit-marianas.co.kr△전화=02-752-3189 △비자=미국령이지만 미국 입국 비자는 필요 없다 △화폐=미국 달러, 일본 엔 통용 △팁=요금의 10∼15% 필수
로타·티니언(북마리아나제도)=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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