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銀 전산망 마비 위기…전산센터 노조원들 속속 이탈

  • 입력 2003년 6월 20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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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흥은행 파업사태가 악화하면서 전산망 다운(가동 중단)이 우려되고 있다.

조흥은행 전산망 가동이 중단되면 현금입출금기(CD/ATM)거래, 폰뱅킹, 인터넷뱅킹 등 온라인을 이용한 모든 거래가 중단되면서 금융시스템이 마비된다.

이와함께 조흥은행노조의 전권을 위임받은 금융노조는 신한지주와 21일 중 2차 협상을 갖기로 해 막판 대 타협 또는 공권력 투입의 기로에 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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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판 타협이냐 경찰 투입이냐

조흥은행 노조는 21일 새벽 자체회의를 갖고 '인수후 경영부실때도 고용 보장' '인수후 신한금융지주회사내에서의 독립성 유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협상안을 만들어 신한지주와 다시 협상을 갖기로 했다.

이에앞서 조흥은행측은 20일 밤 9시 반 홍석주 (洪錫柱)행장 명의로 "21일부터 22일까지 온라인 가동을 중단한다"고 공식 발표했다가 15분 뒤 "일부 전산 인력을 확보하여 전산망을 가동할 수 있게 됐다"고 번복했다.

이 관계자는 "복귀인력이 전체 전산직원의 10%도 안되는데다 이들이 다시 빠져나가면 본격 업무가 시작되는 23일 월요일부터 전산망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지는 매우 불투명하다"고 말해 전산망 다운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했다.

이와관련 조흥은행 노조는 이날 밤 은행의 전산망 다운을 막기 위해 노조원 28명을 전산센터에 지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들 전산지원 인력은 21일과 22일 주말 동안 전산업무의 일부 장애를 해결한 뒤 23일(월요일) 파업현장으로 다시 복귀한다"고 밝혔다.

한편 계속된 파업으로 개인고객의 피해와 함께 조흥은행을 주채권은행으로 하고 있는 금호타이어와 롯데그룹은 물론 조흥은행을 일부 이용하는 대기업들도 전산망 작동이 중단될 경우 금융업무 마비 및 25일의 급여지급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법원을 비롯한 서울지역 각급 법원도 대부분 조흥은행을 주거래 은행으로 삼고 있어 조흥은행 전산센터가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면 큰 불편이 예상된다.

이날 문을 닫은 점포는 249개로 전체 476개 점포의 52.4%였으며 문을 연 점포도 인력부족으로 정상적인 영업이 이뤄지지 않았다.

또 조흥은행의 예금 잔액은 지난 11일 48조307억원에서 19일 42조5498억원으로 5조4809억원이 줄었고 20일 하루만도 1조원 가까이 빠져나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한국은행은 고객의 예금 인출에 따라 조흥은행의 자금이 크게 모자라면 23일 3조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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