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 러시아 경협차관 깎아주기로

  • 입력 2003년 6월 20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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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1991년 옛 소련에 빌려주고 아직 못 받고 있는 경제협력 차관 22억4000만달러(이자 포함) 가운데 6억6000만달러를 깎아주기로 했다. 나머지 15억8000만달러는 앞으로 23년 동안 원칙적으로 현금으로 나눠 받기로 했다.

권태신(權泰信) 재정경제부 국제업무정책관과 세르게이 콜로투힌 러시아 재무부 차관은 20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이 같은 내용의 ‘경협차관 채무 재조정 협상안’에 합의했다.

이번 협상에서 두 나라는 남은 채무에 대해 리보(런던은행간 대출금리)에 0.5%포인트를 가산한 금리를 부과하고 연체될 경우에는 ‘리보+1%’의 연체이자를 물리기로 했다. 이처럼 낮은 연체 금리를 적용하면 6억6000만달러의 채무탕감효과가 발생한다.

권 정책관은 “상대방이 10년 이상 갚지 않고 있고 갚을 의사도 별로 없는 채무를 돌려받기 위해서는 이자 부분에서라도 어느 정도 줄여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대신 한국 정부는 그동안 러시아가 주장해오던 방산(防産)물자 상환방식이 아닌 현금 또는 양국 합의에 따라 원유 가스 등 환금성 높은 물자로 받기로 했다.

정부는 91년 양국 수교 과정에서 은행 차관 10억달러, 소비재 차관 4억7000만달러 등 모두 14억7000만달러의 차관을 러시아에 제공한 뒤 그동안 방산물자와 헬리콥터, 원자재 등을 통해 총 4억6000만달러를 돌려받았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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