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이란 核보유 용납 않겠다”…이라크戰뒤 첫 경고

  • 입력 2003년 6월 19일 1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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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 시간)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공식 경고했다.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전쟁 승리 뒤 이란 핵문제에 대해 공개 경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는 북한 핵문제와 마찬가지로 이란에 대해서도 경제 압력 등 국제 사회와 공동 대응을 취할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라고 미 언론들은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19일 집행이사회를 열고 이란에 대해 은밀하게 핵무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을 불식하기 위해 IAEA의 사찰에 무제한적 접근을 허용하라고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은 또 이란이 중부 나탄즈에 핵무기 제조용 우라늄 농축공장을 건설하고 있다는 미 행정부의 우려가 해소되기 전까지 공장에 핵물질을 도입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IAEA 이사회 이란 대표인 알리 셀레히는 기자들에게 “이란은 이번 성명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돕고 있는 러시아는 “IAEA 이사회는 다행히 이란을 비난하는 엄격한 결의를 채택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국과 동맹국들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과 획득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제사회는 이란의 핵무기 제조를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보여 주기 위한 공동보조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 행정부 고위관리는 “부시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최근 몇 주간 참모들과 집중적으로 논의해 신중히 마련한 것”이라며 “이란에 대해 넘어서는 안 될 선을 처음으로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부시 대통령의 이란에 대한 경고는 지난달 북한에 했던 경고의 반복”이라며 “단 북한에 대해서는 군사적 수단을 테이블에서 배제하지 않았으나 이란에 대해서는 그 같은 언급은 없었다”고 분석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테헤란에서 연일 계속되는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자유를 위해 소리치는 용기 있는 정신의 소유자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미국은 확고히 그들 편에 서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모하마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은 “이란은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음을 선언한다”면서도 “핵확산금지조약(NPT) 서명국들이 기술 지원을 약속하지 않는 한 유엔이 앞으로 종전보다 훨씬 강도 높은 사찰을 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기홍기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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