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SBS 시에라리온 내전 소재 다큐 방영

  • 입력 2003년 6월 19일 17시 43분


코멘트
소년병으로 아프리카 시에라리온 내전에 참전한 모하메드(오른쪽)는 하루 10시간씩 다이아몬드 광산에서 일한다. 사진제공 SBS
소년병으로 아프리카 시에라리온 내전에 참전한 모하메드(오른쪽)는 하루 10시간씩 다이아몬드 광산에서 일한다. 사진제공 SBS
아프리카 서부 시에라리온의 소년 모하메드는 나이를 정확히 모른다. 스스로 15∼16살일 것이라고 추측할 뿐이다. 아직 앳된 모습에서 그가 7살 때부터 5년간 전쟁과 학살에 참여했다고 상상할 순 없다. 그러나 그때를 회상하는 표정만은 복잡하다.

SBS ‘정전 50주년 특별기획 전쟁보고서 제1부 - 다이아몬드와 소년병’(21일 밤 11·50)은 어린 나이에 전쟁에 참가했던 모하메드의 이야기를 전한다.

시에라리온 내전(1991∼2002년)은 부패정부 척결을 명분으로 시작됐으나 실제로는 ‘다이아몬드 광산 쟁탈전’이었다. 전쟁 자금의 원천인 다이아몬드를 둘러싼 정부와 혁명연합전선(RUF)의 싸움이 잔인해지면서 10년간 100여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RUF군은 전투 병력이 모자라자 7∼16세 소년들을 납치하거나 협박해 전쟁터로 끌어들였다. 시간이 갈수록 소수의 어른이 다수의 소년병을 이끄는 양상이 두드러졌다.

모하메드는 1994년 동생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자원했다. 어른들은 소년들에게 “마음대로 하라”며 총을 쥐어주고 마약을 먹였다. 졸지에 총을 가진 소년들은 전쟁을 놀이처럼 즐기기도 했다. 방송에는 나오지 않으나 모하메드는 “태아의 성별을 알아맞히기 위해 임산부의 배를 가르는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희생자들의 가족들을 생각하면 후회스럽지만 전쟁이 또 일어나면 다시 전쟁터로 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모하메드는 지금도 글을 모른다. 동생들도 모두 전쟁에 희생돼 돌아갈 곳도 없다. 그는 휴일도 없이 매일 10시간씩 다이아몬드 광산에서 하루에 한 끼를 먹으며 일한다.

4월1일부터 열흘간 현지에서 소년병을 취재한 취재한 유영석 PD는 “우리가 아름다운 다이아몬드에만 열광했던 사이 이런 비극이 일어나고 있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