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고승들, 김대중 前대통령 위로 방문

  • 입력 2003년 6월 19일 13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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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이 동교동에 찾아온 영남권 불교 지도자들과 면담을 하던중 눈물을 글썽이며 대북송금사건 수사 등에 따른 답답한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남권 고승들, DJ 위로방문

김 전 대통령은 18일 충효사 해공스님 등 청와대 재임시절부터 친분이 있는 영남권 불교계 지도자들과 50여분간 환담했다.

이날 방문은 해공스님이 영남권의 주요사찰 주지들에게 '김 전 대통령의 재임시 노고에 감사를 표시하고 최근의 어려운 처지를 위로하자'고 제안해 이뤄진 것으로 영천 은해사 법의스님, 부산 범어사 주지 성오스님, 양산 천불사 주지 도봉스님 등 6명이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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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면담에서 김 전 대통령은 건강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외환위기 극복과 남북정상회담 성사 등 대통령 재임시 정책들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

특히 남북교류와 관련, "어떤 나라는 (대북송금 같은 사안을) 30년이 넘도록 비밀로 부치는데 (우리 나라는)이토록 파헤치니 안타깝다"면서 눈물을 글썽였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현재 북한이 5자회담을 거부하는데, 그러면 안된다"면서 "예전에는 북한이 우리나라를 미제국주의 앞잡이라고 했지만 재임기간 동안 그런 부분을 많이 누그러뜨렸다"며 "그런데 지금 또 걱정"이라고 북핵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고.

이날 면담을 주선한 해공스님은 "김 전 대통령이 경제대란을 조기에 극복한 것만으로도 국민으로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며 "연로하시고 몸도 안좋으신데 노후를 잘 보내시라고 위안을 드렸다"고 말했다.

그는 절에서 직접 만든 참기름 5병을 김 전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최건일 동아닷컴기자 gaegoo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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