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형 "대통령보좌진 헌법공부 시켜라"

  • 입력 2003년 6월 18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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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은) 대통령 보좌진들에게 헌법 공부부터 시켜라.”

민주당 내 ‘쓴 소리’파로 불리는 조순형(趙舜衡) 함승희(咸承熙) 의원은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종남(李種南) 감사원장을 상대로 우회적으로 청와대를 질타했다. 조 의원은 노 대통령의 ‘국가개조론’과 관련해 “직무감찰 위주의 감사원 기능에 큰 변화를 주겠다. 영수증 챙기고 무슨 법을 어겼는지 하는 식의 감찰은 각 부처에 넘길 생각이다”는 김병준(金秉準) 대통령 직속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장의 최근 발언을 문제 삼았다.

조 의원은 “감사원의 회계감사권과 직무감찰권은 헌법이 부여한 권한인데 어떻게 부처로 넘기느냐”며 “대통령의 수석비서관 등 보좌진들이 국정 경험이 거의 없는 만큼 감사원은 이들에게 헌법부터 특강하라. 헌법도 모르면서 어떻게 대통령을 보좌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감사원이 최근 권오규(權五奎) 대통령정책수석비서관의 조달청장 재직 시 예산 편법 집행 문제를 감사한 뒤 ‘기관 주의’ 조치에 그친 데 대해서도 “대통령에게 권 수석에 대한 인사조치를 요구하고, 예산 유용금 3000만원도 변상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 의원도 “권 수석의 청렴성에 문제가 있지 않느냐”고 거들었다.

함 의원은 또 “앞으로 감사원이 대통령의 국정철학 이행을 점검할 것”이라는 노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감사원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익을 위해서만 감사를 해야 한다. 누가 대통령이 됐는지에 따라 왔다 갔다 하면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원장은 ‘부처 내 개혁주체조직 양성론’ 논란에 대해 “전반적 상황을 점검, 예상되는 문제점이 있으면 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며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국정은 헌법과 법률에 의해 운영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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