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경찰이 '증권브로커' 납치 가담

  • 입력 2003년 6월 18일 18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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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로 돈을 벌었다는 소문이 난 증권브로커들을 납치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납치단에는 범행 당시 현직 경찰관이 끼어 있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18일 증권브로커를 납치하려 한 혐의(강도 상해)로 강모씨(30·무직·서울 송파구 잠실동)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달아난 주범 조모씨(45·서울 관악구 봉천동)와 지난달 인질강도 혐의로 구속된 경찰관 한모씨(36·경기 광명시 광명동)와 함께 “주식으로 돈을 많이 번 사람을 납치해 10억원을 받아내자”고 공모한 뒤 범행에 나섰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4월 15일 오후 11시경 귀가 중인 증권브로커 김모씨(34·서울 송파구 방이동)를 아파트 엘리베이터 앞에서 주먹과 발로 때리고 저항하는 김씨의 손가락 인대를 흉기로 자른 뒤 납치를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김씨의 서류가방과 휴대전화 2개를 빼앗다 다투는 소리를 듣고 경비원이 달려오자 그대로 달아났다.

이들은 또 같은 달 19일 오후 10시경 광명시에서 증권브로커인 또 다른 김모씨를 승합차로 납치해 사흘간 충남 서천군 등지로 끌고 다니며 김씨가 갖고 있던 6000여만원의 수표를 빼앗고 김씨의 동생에게 “몸값으로 35억원을 내놓으라”고 협박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일당 중 지난달 8일 서울 양천경찰서에 구속된 한씨는 범행 당시 서울 강남경찰서 형사계 마약반 경사로 재직 중이었으며, 범행을 끝낸 4월 21일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송파경찰서측은 범행 당시 경찰관이던 한씨의 직업을 ‘무직’으로 공개했다가 취재진이 이를 확인하자 “한씨가 경찰이었던 사실을 몰랐다”고 말했다.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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