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할인점 부산서 명암갈려…이마트 '웃고' 까르푸 '울고'

  • 입력 2003년 6월 18일 1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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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대형 할인점간에 명암(明暗)이 엇갈리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는 공개입찰에서 한국까르푸 부산 사상점의 임대운영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18일 밝혔다. 이마트는 7월 중순 본 계약을 하고 2029년까지 이 시설을 임대해 이마트 부산 사상점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까르푸, 월마트 등 국내 대형 할인점 ‘빅5’ 사이에서 한 매장의 간판이 서로 바뀌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에서 벌어지는 할인점간의 치열한 경쟁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고 유통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점포가 늘고=올해 초만 해도 할인점업계 ‘빅5’는 부산에 모두 14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었다. 까르푸가 4개로 가장 많았고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가 각각 3개, 월마트 1개 등이었다. 그러나 업체별 점포 수는 올 들어 꽤 바뀌었다.

이마트는 7월과 8월에 각각 문현점과 금정점을 연다. 또 까르푸 사상점을 임대하면 올해 안에 모두 6개 매장을 부산에서 운영하게 된다. 이 지역에서 가장 많은 할인점을 운영한다는 뜻이다. 김대식 이마트 과장은 “부산은 수도권에 비해 부지 매입이 비교적 쉽고 구매력도 높다”며 “올해 이마트의 12개 신규 점포 가운데 25%인 3개가 부산에 들어선다”고 밝혔다.

업계 2위인 홈플러스도 최근 3300평 규모의 아시아드점을 열어 현재 4곳을 운영하고 있다. 또 부지 1곳을 추가로 매입하는 등 부산 공략이 한창이다.

▽점포가 줄고=롯데마트와 까르푸는 올 들어 다른 업체가 점포를 늘릴 때 오히려 1개점씩 문을 닫아야 했다.

까르푸는 1999년과 2000년 점포 4개를 연이어 열었다. 롯데마트 역시 2000년 사하점에 이어 2001년 화명점과 해운대점을 열어 점포 3개로 텃밭을 일궜다.

그러나 롯데마트는 올 2월 해운대점을 업계 최초로 폐점했다. 인근에 들어선 이마트와 홈플러스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

까르푸 역시 최근 사상점을 정리했다. 정의헌 까르푸 부장은 “전열을 정비한다는 의미”라면서 “부산 매장 3곳의 ‘리뉴얼 작업’을 내년 상반기까지 마무리하고 사상점 임대수입으로 내년 하반기에는 부산에 매장 1곳을 추가로 연다”고 말했다.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박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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