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 급감…1분기 GDP의 10.4%로 4년만에 최저

  • 입력 2003년 6월 18일 1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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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총생산(GDP)에서 설비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올 1·4분기(1∼3월)엔 10.4%에 그쳐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최근의 설비투자 동향과 특징’에 따르면 한국의 1·4분기 설비투자율은 10.4%로 99년 2·4분기의 10.3%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 같은 설비투자율은 일본의 10%보다는 높지만 홍콩의 12.3%나 대만의 11%보다 낮은 수준이다.

한은은 올 들어 이라크전쟁, 북한 핵 문제 등의 불확실성과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기업이 투자를 보류하거나 감축 또는 포기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설비투자 중 그동안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기대를 모았던 정보화 투자의 비중은 96년의 13%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해 2001년에는 35.6%로 정점을 이루었으나 이후 내리막길을 걸어 올 1·4분기에는 25.4%로 하락했다.

설비투자의 성장 기여율도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에 도달한 1995∼2002년 설비투자의 성장 기여율은 7.6%로 일본(27.8%) 싱가포르(20.5%) 독일(15.1%)은 물론 미국(8.9%)보다도 낮았다.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에서 2만달러로 늘어나기까지 미국 영국 독일은 10년 안팎, 일본과 싱가포르는 5년가량 걸렸으며 한국은 95년 1만달러에 도달한 이후 9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한은은 생산활동에 요구되는 생산능력을 유지하기에는 설비투자가 상대적으로 미흡하며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하려면 설비투자 확충을 통한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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