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신문만 안보면 다 잘되고 있다”

  • 입력 2003년 6월 17일 22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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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민주당 정대철(鄭大哲) 대표는 17일 오후 청와대에서 30분가량 단독 회동을 갖고 대북송금 사건 특검 수사 문제 등을 논의했다.

정 대표는 노 대통령에게 “특검 수사기간을 연장하면 남북관계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특검 수사기간을 연장해서는 안 된다는 민주당의 당론을 전달했고, 이에 노 대통령은 “충분히 참고하겠다”고 답했다고 윤태영(尹太瀛)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정 대표에게 “당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외국인 고용허가제 등 경제 및 민생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조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요청했다.

19일 중국 방문에 앞서 출국인사를 겸해 면담을 요청했던 정 대표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이 적극적으로 노력해 줄 것을 중국 지도부에 요청하겠다”고 설명했으며, 노 대통령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등에게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에 대해 감사한다는 뜻을 전해줄 것을 당부했다.

윤 대변인은 “신당 문제에 대해서는 노 대통령이나 정 대표 모두 거론하지 않았다고 한다”고 밝혔다.

단독으로 만나기에 앞서 정 대표는 노 대통령에게 “대통령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가끔씩 우리는 옛날 향수에 젖어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유혹이 있다. 그러나 명령과 지시에서 대화와 탈권위주의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하고, 대통령도 소명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노 대통령은 “실제로 별 어려움이 없다. 말하기 민망스럽지만, 신문만 안 보면 다 잘 되고 있다. 노사분규 통계나 사회불안 요소 등 무엇을 내놔도 당선됐을 때보다 낫다. 북핵, 한미관계, 금융시장, 카드채 등 다 극복해가고 있다. 투신사는 연말까지 정리하면 된다”고 답했다.

정 대표가 “조흥은행은 그대로 (매각)하는 거죠”라고 묻자 노 대통령은 “예. 몇 가지 엄청난 문제가 있는 것 같지만, 다른 어느 때보다 안정돼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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