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대 주영자교수 "한국 전통음악에 삼위일체 정신이"

  • 입력 2003년 6월 17일 1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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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음악의 원형에는 ‘천지인(天地人)’ 3재(三才) 개념에서 유래된 3분(三分) 개념이 뿌리박혀 있으며, 이는 기독교적 삼위일체(三位一體) 개념과 서로 통한다는 연구가 나왔다. 이화여대 주영자 교수(작곡.사진)는 최근 신음악학회 학술발표회에서 발표한 ‘창조론에 근거한 한국음악의 본질문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주 교수는 발표문에서 한국 음계를 만드는 삼분손익법(三分損益法·기준음을 내는 관의 길이를 3등분해 자연정수배만큼 더하거나 빼는 방식으로 음높이를 정하는 방법)과 한국 장단에 나타난 3박 및 4박의 박자 분할에는 음양과 천지인 삼재 사상이 반영돼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왕산악이 제작한 거문고의 육현(六絃)이 천지인 사상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특히 개방현(開放絃)으로 음을 맞추는 괘상청 괘하청 무현 등 세 현이 하늘(天)을 상징하고 있어 기독교의 삼위일체 사상과 상응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거문고는 중국 고대 칠현금(七絃琴)의 영향을 받아 제작되었으므로 성립과정에서 유교나 불교문화의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주 교수는 “기독교적 창조론을 바탕으로 한국음악의 본질을 고찰해보고자 이번 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조상들은 하늘을 경외하는 삶을 살아나가면서 독창적인 음악문화유산을 계승해 나갔으며, 영고(迎鼓) 동맹(東盟) 등 국가적 제천의식을 통해 이를 표현했다. 특히 음계 및 리듬 악기 등에 기독교의 삼위일체와도 통하는 삼재 사상이 잘 녹아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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