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올 최저임금인상 4% 제시…노동계 36.3% 요구와 차이

  • 입력 2003년 6월 17일 17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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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계는 올해 9월부터 적용되는 최저임금 인상률을 4% 수준으로 제시하고 정부에 최저임금 인상을 최대한 억제해줄 것을 요청하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최근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3차 전원회의에서 제시한 최저임금액은 지난해 최저임금액 월 51만4150원(시간당 2275원)보다 4% 인상된 월 53만4490원(시간당 2365원). 지난달 노동계가 내놓은 요구안인 전년대비 36.3% 인상, 월 70만600원(시간당 3100원)과 큰 차이를 보였다.

이와 관련, 경총 경제조사팀의 김동욱(金東昱) 팀장은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올해 경기가 지난해보다 훨씬 어려운 만큼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률 8.3%를 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경영계의 입장”이라며 “기업들의 어려움을 고려해 이 같은 경영계 입장을 끝까지 관철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경총은 이 같은 인상률의 근거로 한국의 최저임금이 전체 근로자 정액급여의 36.5% 수준으로 미국(34.9%), 일본(34.9%), 스페인(28.8%)보다 높다는 점을 들었다. 또 1인당 국민소득 대비 최저임금도 51.2%로 일본(46.8%)이나 미국(39.5%)보다 높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저임금’ 정의가 ‘모든 풀타임 근로자 중간소득의 3분의 2에 미달하는 임금’을 뜻하는데도 한국의 노동계가 ‘최저임금’을 이와 같은 의미로 해석해 무리한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경총은 또 최저임금 인상이 전체적인 근로자 임금상승을 유발해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저임금 근로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숙련 근로자의 고용불안을 더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을 강하게 정부에 전달하기로 했다.

노, 사, 공익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최저임금위원회 4차 회의는 20일에 열리며 위원회는 29일까지 올해의 최저임금 수준을 최종 결정해야 한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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