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대표경선 전남북 연설회 "소외된 호남 내가 챙긴다"

  • 입력 2003년 6월 16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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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광주 구동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광주 전남 전북지역 합동연설회에 참석한 한나라당 대표경선 후보들은 이 지역이 전통적인 한나라당의 취약지라는 점을 고려해 각종 ‘호남 특별 배려안’을 경쟁적으로 내놨다.

최병렬(崔秉烈) 후보는 “당이 손해를 보는 한이 있더라도 호남지역 대표가 반드시 국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할 것을 확실하게 약속한다”고 말했다. 최 후보는 그 방법으로 광주 전남 전북 전 지역에 비례의석을 따로 배정해 득표율이 높은 사람은 지역구에서 떨어지더라도 비례대표 의원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제도 도입을 제시했다.

서청원(徐淸源) 후보는 먼저 자신이 신문기자 시절 5·18민주화운동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봤다고 강조한 뒤 광주가 ‘정치적 고향’이라고 주장했다. 서 후보는 이어 “지역정치를 몰아내고 여러분의 기대와 눈높이에 맞는 정치로 한을 풀어드리겠다”며 “대표가 된다면 광주 전남 전북지역에 최소한 전국구 3석은 보장하겠다”고 덧붙였다.

강재섭(姜在涉) 후보는 “(나에게는) 영남이라는 확고한 지지기반이 있는 만큼 이를 바탕으로 호남의 젊고 유능한 인재들을 당의 전면에 앞세우겠다”며 “내년 총선 비례대표에 호남 분들을 대거 영입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전국구의 50% 이상을 호남 출신에게 배정해야 수도권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며 “약속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호남 정서에 호소하기는 유일한 호남 출신인 김덕룡(金德龍) 후보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는 “호남은 표가 없다고 소외시키고 그래서 더 표를 못 받는 호남이 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사람은 호남을 이해하고 호남을 사랑하는 ‘호남의 아들’이 아니면 안된다”고 역설했다. 그는 아울러 “대표가 되면 호남발전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김형오(金炯旿) 후보는 “내년 총선에 승리하려면 동서갈등의 지역구도를 깨고 청년층을 한나라당에 끌어들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취역지역인 호남의 경우 지역구에서 분패해도 전국구를 확실하게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오(李在五) 후보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국사건으로 광주교도소에 3년간 복역한 옛 인연을 떠올리며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인물이 달라져야 한나라당이 달라진다”며 “지난 시절 권력 중심에서 이 나라를 이끌어온 사람들이 개인 능력에도 불구하고 역사는 그분들에게 퇴장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광주=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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