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민주당은 '격투장'…신당논의 당무회의 또 욕설-주먹질

  • 입력 2003년 6월 16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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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 논의를 위해 16일 열린 민주당 당무회의가 또 고함과 막말, 몸싸움으로 얼룩졌다.

특히 비주류 성향의 부위원장급 당료 20여명은 이날 회의장 안팎에서 “자기 부모도 몰라보는 놈들”이라며 막말과 고성으로 신당 추진파를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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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회의 시작 직후 정대철(鄭大哲) 대표가 신당 논의를 의제로 상정하자 회의실 안까지 밀고 들어와 “신기남(辛基南) 천정배(千正培) 너희들이 나가면 될 것 아냐” “어디서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려고 해”라며 주류 의원들을 거칠게 비난했다.

회의는 비공개로 바뀌어 가까스로 속개됐으나 신당추진기구 구성안 상정 여부를 둘러싸고 전현직 사무총장간에 주먹다짐 직전까지 가는 험악한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전 사무총장인 유용태(劉容泰) 김옥두(金玉斗) 의원이 이상수(李相洙) 사무총장을 겨냥, “당 밖에 신당추진을 위한 사무실을 만들겠다고 했다는데 이래도 되느냐”며 사퇴를 요구했다. 그러자 이상수 총장은 “대답할 가치가 없다”고 응수했고, 비주류 의원들은 일제히 “총장직 내놔”라고 공격에 가세했다. 이 총장이 “내가 할 말이 없어서 이러는 줄 아느냐”고 맞서는 과정에서 양측 사이에서는 삿대질과 고함이 오고갔다.

상황이 험악해지자 정 대표는 부랴부랴 산회를 선포했다. 이 직후 비주류 당료들은 “신기남 천정배를 잡으라”며 회의장에 들어왔다가 마침 회의장 내에 있던 천용택(千容宅) 의원을 붙잡고 거칠게 항의했다. 일부 당료들은 천 의원에게 “DJ 정부에서 국정원장 국방부장관 다 해먹고 신당한다고 하다니…”라며 비난을 퍼부었다.

회의장 밖의 분위기는 더욱 험악했다. 당무회의 시작 전 비주류측 당료들은 회의장 진입을 시도하다가 이를 제지하는 김택기(金宅起) 기조위원장의 보좌관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기도 했다.

한편 당무회의에서 김원기(金元基) 고문은 “각 계파 대표들이 1주일 동안 물밑 대화로 중재안을 만들자”는 제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주류측은 17일 신당추진모임 전체회의를 갖고 일단 민주당적을 유지한 채 당 밖에서 독자 신당 추진작업을 병행하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어서 주류-비주류간의 골은 갈수록 깊어질 전망이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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