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리뷰]'나크'…‘미션 임파서블’ 제작팀이 실화를 영화로

  • 입력 2003년 6월 16일 17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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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수사를 담당했던 동료 경찰의 죽음을 둘러싸고 두 형사가 벌이는 두뇌 게임을 그린 영화 ‘나크’. 사진제공 잉카커뮤니케이션즈
마약 수사를 담당했던 동료 경찰의 죽음을 둘러싸고 두 형사가 벌이는 두뇌 게임을 그린 영화 ‘나크’. 사진제공 잉카커뮤니케이션즈
영화 ‘나크’의 도입부는 이 영화가 시종일관 숨막히게 흘러갈 것을 예고하는 전주다. 형사 텔리스(제이슨 패트릭)가 마약 용의자를 쫓아 골목길로 달려가고, 그를 향해 쏜 총알이 임산부에게 꽂히면서 붉은 피와 귀를 찢을듯한 비명이 시청각을 자극한다.

‘핸드헬드’(들고 찍기) 기법으로 담은 어지러운 영상은 관객이 혼돈스런 현장에 고스란히 몰입하도록 한다.

‘나크’(Narc)는 비밀마약수사대(Undercover Narcotics Officer)를 일컫는 말. 나크에서 활동하던 신참경찰 캘비스가 총격을 받아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경찰 내사팀은 마약관련집단에서 비밀경찰로 활동하다 총기오발사건으로 정직당한 텔리스에게 사건을 맡긴다.

텔리스는 마약중독자들 사이에 잠입 수사를 하는 동안 그들에게 동화됐던 좋지 않은 기억을 갖고 있다. 그는 시체를 처음 발견한 헨리 오크 형사(레이 리오타)와 팀을 이뤄 수사에 착수하는데, 조사가 진행되면서 사건의 배후에 경찰이 개입됐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스릴러의 재미는 범인을 추리해가는 ‘두뇌 게임’에 관객을 얼마나 동참시킬 수 있는가에 있다. 이를 위해서는 탄탄한 스토리 구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스타’가 없는 이 영화가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단지 미치광이나 부랑자가 저지른 범죄가 아니라, ‘내부자’가 개입돼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에서 공포가 증폭되고, 퍼즐 조각을 맞춰가듯 단서와 단서가 꼬리를 물며 범인의 실체를 드러나게 하는 과정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반전에 반전이 거듭되지만 작위적이라는 느낌은 주지 않는다.

모든 범죄가 그러하듯, 더럽게 얽혀 있는 악의 고리가 거친 영상에 그대로 묻어나 사실감을 준다. 이는 ‘영화보다 더 영화적인’ 사실에 기반했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1976년 미국 댈러스에서 발생한 실화를 영화로 만든 것이다.

톰 크루즈가 제작했다는 점이 홍보 효과를 낳고 있지만, 그 유명세를 빌리지 않고도 동료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을 파헤치는 두 주인공의 호연이 볼만하다.

톰 크루즈가 출연하는 ‘미션 임파서블 3’의 연출을 맡을 조 카나한 감독의 작품. 15세 이상 관람가. 20일 개봉.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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