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딱 주가지수만큼만 수익… ‘코스피200’ 복제판

  • 입력 2003년 6월 16일 17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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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증시가 상승세를 타면서 인덱스펀드(Index Fund)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인덱스펀드란 주식투자를 통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주가지수(Sock Price Index) 만큼의 수익률을 거두는 것을 목표로 삼는 수익증권이나 뮤추얼펀드를 말한다.

한국의 인덱스펀드는 거의 다 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는 200개 대형주 주가로 산정되는 코스피(KOSPI)200지수 상승률을 따라잡도록 설계돼 있다.

증권거래소가 한국 증시의 대명사이고 코스피200지수가 종합주가지수의 축소판이며 인덱스펀드가 코스피200지수의 복제판이라고 할 때 ‘인덱스펀드에 가입한다’는 것은 결국 ‘한국 증시를 산다’는 의미를 갖는다.

▽인덱스펀드의 장점=인덱스펀드의 투자 방식은 어찌보면 매우 간단하다.

거래소시장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200개 대형주를 덩치에 비례해서 편입하면 된다. 인덱스펀드 운용의 승부는 펀드매니저들의 역량보다는 지수 복제기술과 이를 뒷받침하는 운용 시스템에 달려있다.

시스템만 잘 짜놓으면 더 이상 손 댈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에 펀드매니저에게 주는 운용보수가 적다는 점이 인덱스펀드의 최대의 장점이다. 국내 인덱스펀드의 운용보수는 판매 운용 및 기타 수수료를 합쳐 보통 1∼1.5%이다. 펀드매니저가 수시로 종목을 사고 파는 ‘능동적 펀드(Active Fund)’의 수수료율 1.5∼2%보다는 낮지만 미국의 인덱스펀드보다는 높다. 증권사들이 챙기는 판매수수료가 미국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최소한 시장 평균의 수익률을 보장한다는 점도 인덱스펀드의 큰 장점이다. ‘스타 펀드매니저’가 운용하는 능동적 펀드의 수익률은 의외로 높지 않다. 미국에서 꾸준히 주가지수 상승률보다 높은 수익률을 낸 능동적 펀드는 10% 남짓에 그쳤다. 한국에서 2000∼2002년 3년 동안 팔렸던 설정액 100억원 이상의 주식형펀드 134개 가운데 시장 평균 이상의 수익률을 낸 펀드는 3개 (2.2%)밖에 안 됐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길까? 높은 수익을 내려면 주식을 자주 사고팔아야 하는데 그렇게 하면 거래 비용은 꾸준히 늘어나지만 투자 성과는 변변치 못한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뛰어난 펀드매니저라도 수많은 변수에 영향을 받는 주가의 움직임을 맞히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인덱스펀드 투자요령=최근 높은 수익률을 낸 인덱스펀드보다는 오랫동안 벤치마킹 지수 이상의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거둬온 인덱스펀드가 좋은 인덱스펀드다. 가장 인덱스펀드다운 펀드는 수익률이 정확히 주가지수 상승률과 일치하는 펀드다.

실제로 높은 수익률을 내는 인덱스펀드 가운데 순수한 인덱스펀드, 즉 ‘고객이 맡긴 돈 모두를 지수 복제 방식으로 현물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는 드물다. 고수익률 인덱스펀드는 십중팔구 확장형(Enhanced) 인덱스펀드다. 확장형 인덱스펀드는 △일부러 지수를 허술하게 복제하거나 △주식 선물이나 채권에도 투자하거나 △증시 상황에 따라 주식 대 현금의 비중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지수 상승률 이상의 수익률을 낸다. 투자자는 우직한 순수형과 펀드매니저의 재량을 일부 허용한 확장형 펀드중 어느 것을 택할지를 먼저 판단할 필요가 있다.

인덱스펀드 투자에서는 특히나 타이밍이 중요하다. ‘주가가 몇포인트까지 오를지’보다는 ‘가입 시점부터 몇% 오를지’가 중요하다. 앞으로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확신이 드는데 주가가 일시적으로 폭락하는 때가 가입 적기다. 최근 팔리고 있는 인덱스펀드는 대부분 가입 금액의 0.5∼1.0%를 먼저 수수료로 내야 하는 선취형펀드로 언제든지 깨고 나와도 환매수수료를 물지 않고 사실상 투자 금액에 제한이 없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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