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 한미일 공조 메시지 잘 새겨야

  • 입력 2003년 6월 15일 1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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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이 지난주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열린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 회의를 통해 북한에 보낸 메시지는 분명하다. 3국은 핵문제 해결을 위한 결의를 다진 것은 물론 마약 밀매, 위조지폐 제조 등을 포함해 북한의 위법행위에 대한 대응과 경수로사업 중단 가능성까지 논의했다. 북한의 변화를 마냥 기다리는 대신 행동에 돌입하겠다는 전략을 채택한 것이다. 북한의 위법행위에 대한 조치와 경수로사업 중단은 조만간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3국 공조의 무게가 느껴진다.

평화적 해결을 되풀이해 주장하던 우리 정부까지 압박 대열에 합류한 것은 중대한 변화다. 미일의 강경 대응에 정부가 가세했으니 3국이 추진하는 대북정책의 무게중심은 대화에서 압박으로 옮겨지고 있다고 읽어도 좋을 것 같다.

북한은 한미일의 메시지를 잘 새겨야 한다. 북한 당국자들이 국제정세의 흐름을 읽을 능력이 있다면 한미일의 변화를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이들 3개국이 새로운 전략을 채택했듯이 북한 또한 입장을 재정리하는 것이 현명한 대응이다. 한미일의 메시지는 국제사회의 소수의견이 아니다. 지난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대량살상무기(WMD) 저지를 위한 회의에 11개국이 참가할 정도로 북한에 대한 압박은 이미 넓은 공감대가 형성됐다.

우선적인 해법은 다자회담 수용이다. 다자회담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한국 일본 중국의 관련성을 부인하지 못하면서 북-미 접촉만을 고집하면 누가 대화 의지가 있다고 믿겠는가. 북한은 대화형식에 얽매이기보다 회담장에서 해결 방법을 찾겠다는 전향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

북한은 이제 남한 정권의 유화적 태도를 활용해 미일의 강경 대응을 회피하겠다는 기대를 접어야 한다. 남한이 철도 연결 등 각종 남북교류를 진전시키고 있다고 해서 상황을 오판해서는 안 된다. 이번 TCOG 회의 결과가 보여준 대로 대북문제는 현실적으로 미일이 주도하고 있다는 것을 북한은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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