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하락…수출업체 채산성 악화

  • 입력 2003년 6월 15일 17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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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달러 약세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계속 떨어지면서 국내 수출업계의 가격경쟁력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데도 수출업체 10곳 중 7곳은 별다른 대응책을 갖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무역협회가 수출업체 208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내 수출업계는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적정 환율을 달러당 평균 1229원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90원대(13일 현재 달러당 1193원)로 수출업계가 보는 적정환율보다 30∼40원 낮다. 적자를 면하는 손익분기 환율이 1190∼1210원이라는 기업이 조사대상의 23%, 1210원이라는 응답이 9%로 나타나 수출업체 중 30% 이상은 현재 환율수준에서 적자를 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 업체는 최근 환율수준이 지속되거나 추가 하락하면 수출을 할수록 적자가 늘어나므로 수출을 축소 또는 포기하거나 내수로 돌릴 가능성이 높다고 무역협회는 설명했다.

응답업체의 69.2%는 ‘환리스크 관리를 하지 않고 있다’고 답해 환율하락에 대한 대응책을 갖추고 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리스크 관리를 하고 있는 기업(30.8%)도 수출입 결제시기를 조정하는 기법이 41.1%에 이르러 초보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무역거래에서 발생하는 외화 중 달러화 비중은 평균 87.8%, 엔화 7.4%, 유로화 3.4%로 나타나 2001년의 달러화 비중(85.0%)보다 더 높아진 것으로 무역협회는 추정했다.

무역협회 무역조사팀의 이인호 실장은 “미국, 일본 등이 자국통화 가치 하락에 주력하고 있어 한국 수출기업들은 환리스크 관리 강화와 원가절감 등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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