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로저 클레멘스 대기록 작성…"이 영광 투병 어머니에게"

  • 입력 2003년 6월 15일 17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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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사랑해요.”

불같은 성질과 강속구로 ‘로켓맨’이라 불리는 로저 클레멘스(41·뉴욕 양키스)의 눈가엔 눈물이 가득했다. 메이저리그의 한 시대를 호령하던 대투수였지만 그 역시 평범한 아들이었다. 그는 300승을 따낸 뒤 폐렴으로 투병중이라 경기장을 찾지 못한 어머니 베스에게 “사랑한다”고 전했다. 양키스타디움엔 팝가수 엘튼 존의 ‘로켓맨’이 흐르고 있었다.

클레멘스가 300승 고지를 밟기까지는 쉽지 않았다. 특히 5월22일 보스턴 레드삭스전에서 개인통산 299승을 거둔 이후 세 차례 선발등판에서 어려운 경기를 치르며 단 1승을 보태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14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 6과 3분의2이닝 동안 10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6안타 2실점으로 팀의 5-2 승리를 이끌고 용의 눈에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가 끝난뒤 그는 “어려운 과정을 극복해내 기쁘다. 내일 다시 나의 일을 하기 위해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에서 300승은 얼마나 어려운가. 300승을 거두기 위해선 20년 동안 매년 15승을 해야 한다. 매 시즌 두 자리 승수인 10승을 거둔다고 하더라도 30년이 걸린다.

84년 메이저리그에 데뷔, 20년째 선수생활을 하고 있는 클레멘스는 20승을 다섯 차례 거뒀고 최다 사이영상 수상(6회)의 기록을 갖고 있다.

300승은 메이저리그 통산 21번째지만 300승과 4000탈삼진(4006개)을 동시에 달성한 것은 놀란 라이언(전 텍사스 레인저스)과 스티브 칼튼(전 필라델피아 필리스)에 이어 3번째.

클레멘스는 4명의 아들(코비,코리,카시,코디) 이름을 모두 삼진을 뜻하는 ‘K’이니셜로 시작되게 지었을 만큼 야구를 사랑하는 투수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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