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한국委, 동아시아 인간안보 국제회의 열려

  • 입력 2003년 6월 15일 17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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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인간안보에 관한 국제회의가 16, 17일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와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등 주최로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20층 회의장에서 열린다. ‘인간안보(Human Security)’는 1994년 유엔개발계획(UNDP)이 94년판 ‘인간개발보고서’에서 처음 쓴 용어로, 소극적 평화 개념인 국가안보를 넘어선 적극적 평화개념을 지칭한다.

유네스코는 2000년 인간안보를 주제로 지역별 전문가 회의를 열기로 결의했다. 이에 따라 2001년 7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아프리카 지역 회의가 열렸고 이번에 서울에서 동아시아 지역 회의가 열린다.

인간안보 개념의 대두는 탈냉전시대에 접어들면서 과거 냉전시대에 국가안보로 좁게 해석되던 안보개념이 인간 삶의 질을 높이는 쪽으로 강조점이 옮겨진 데 따른 것이다.

새로운 안보개념아래서는 ‘사스’와 같은 질병의 확산도 안보의 중대한 위협요소로 취급된다. 추수룽(楚樹龍) 중국 칭화대(淸華大) 전략연구소장은 미리 배포한 논문에서 사스 황사 등을 동아시아 안보의 위협요소로 지적했다.

추 소장은 ‘사스, 중국 그리고 동아시아의 인간안보’라는 발표문에서 “중국의 사스나 동남아시아의 에이즈 확산이 안보를 크게 위협하고 있고 중국에서 시작된 황사는 한국과 일본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 같은 요인으로부터 동아시아를 지키기 위한 지역적 합의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근(李根) 한국 서울대 국제지역원 교수는 인간안보 개념과 전통적 국가주권 개념의 충돌을 지적했다.

이 교수는 ‘누구의 주권이며 누구의 안보인가-21세기 동북아 인간안보의 이론적 이해’라는 발표문에서 “국가 위주의 전통적 국제관계이론틀은 21세기 안보 쟁점을 이해하는 데 적실성을 잃었다”며 “주권과 안보도 결국 인간을 위한 것이라는 인식이 자리잡을 때 주권 국가의 개념은 도전받게 될것”이라고 강조했다.

피터 월렌스틴 스웨덴 웁살라대 평화분쟁연구소 교수는 동아시아에서의 갈등예방과 평화유지 활동의 특이성에 대해 논했다.

그는 ‘인간안보, 갈등예방, 평화유지’란 제목의 발표문에서 “동아시아는 다른 지역과 달리 동아시아 지역 내의 갈등이나 충돌에 제3자나 중립기구가 개입하는 것을 원치않는 특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그 이유 중 하나는 아시아 지역이 강줄기를 따라 인접해있지 않아 국가들이 그만큼 교류가 없고 안보에 대해 각국이 공유하는 개념이 없어 서로에 대한 불신이 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에리히 와인가트너 캐나다 요크대 국제안보연구소 교수는 북한의 인간안보에 대해 다뤘다.

그는 ‘공포로부터의 자유인가, 자유에 대한 공포인가-북한의 인간안보에 대한 인식’이라는 발표문에서 “북한은 군사분쟁으로 인한 신체적 상해, 종교나 소수민족차별로 인한 내전, 중앙정부의 군사적 통제불능, 국경을 초월한 테러리즘 등에 따른 공포가 없어 세계 표준으로 볼 때 북미 주요도시와 비견되는 가장 안전한 장소 중 하나”라는 역설을 던지면서 북한 사회에 서구식 인간안보 개념을 적용할 때 빠질 수밖에 없는 딜레마에 대해 언급했다.

이밖에도 폴 에번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교수가 ‘인간안보에 관한 아시아의 관점-보호 의무?’, 아미타브 아차리아 싱가포르 난양대 방위전략연구소 교수가 ‘아시아 인간안보와 전통안보간 연계에 관한 재검토’, 후쿠시마 아키코(福島安紀子) 일본종합연구개발기구(NIRA) 정책연구부장이 ‘일본과 인간안보’, 김우상(金宇祥) 연세대 정치외교학 교수가 ‘한반도 인간안보-북한 마약밀매 사례’, 전재성(全在晟) 숙명여대 정치외교학 교수가 ‘인간안보와 여성의 불안전-동아시아 여성 안보에 대한 여성주의 접근’ 등을 주제로 발표한다.


송평인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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