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순아… 미선아…” 전국서 촛불집회

  • 입력 2003년 6월 13일 22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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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장갑차에 치여 사망한 여중생 신효순 심미선양 1주기인 13일 서울시청 앞 광장 등 전국 54곳에서 추모 행사가 열렸다.

이날 오후 5시부터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여중생 추모 민족자주·반전평화’ 촛불 대행진에 2만5000여명(경찰 추산)이 모인 것을 비롯해 부산 충북 강원 등 전국에서 3만5000여명이 추모 행사에 참석했다.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행사는 ‘효순이 미선이에게 보내는 종이학 10만개 접기’ 퍼포먼스로 시작해 가수 안치환 신해철 꽃다지 등이 출연한 추모콘서트로 이어졌다.

2부 행사 때 효순 미선양을 상징하는 3m 높이의 대형 인형 옆에 설치된 무대에 오른 미선양 아버지 심수보씨(49)와 효순양 아버지 신현수씨(49)는 “억울한 죽음을 대변해 주신 범국민대책위원회와 국민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촛불 추모제가 불평등한 한미행정협정을 개정하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참석자들은 사회자의 제안에 따라 주최측에서 미리 나눠준 소형 성조기에 촛불을 붙여 일제히 태웠다.

오후 8시50분경 행사를 끝낸 참석자들은 미국 대사관까지 촛불 행진을 하기 위해 세종로 네거리쪽으로 가려다 이를 막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이 세종로 네거리에서 미 대사관쪽으로 통하는 도로에 전경 버스로 바리케이드를 쳐 저지선을 만들자 일부 시위대는 전경 버스를 흔들고 문짝을 뜯어내기도 했다.

두 여중생의 모교인 경기 양주군 광적면 조양중학교는 이날 오전 교사와 학생 등이 참석한 가운데 1주기 추모행사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취재진이 몰려들자 옥외 추모행사 대신 5교시 시작 전 교실에서 묵념하는 것으로 대체했다.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미8군 용산기지 내 사우스포스트 교회에서는 리언 러포트 주한미군 사령관 부부, 주한미군 지휘부와 장병 및 가족, 토머스 허버드 주한 미대사 부부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두 여중생을 추모하는 예배가 열렸다.

경찰은 미 대사관과 미 8군, 미 대사관저 등의 경비 인원을 평소의 2배로 늘리고 서울시내에 98개 중대 1만여명의 경찰을 배치해 돌발 상황에 대비했다.

이에 앞서 여중생 사망사건 범국민대책위원회(공동대표 홍근수 등)는 오전 11시 미 대사관 옆 KT 앞에서 전국 순회 촛불행진단의 기자회견을 가졌다.

또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 인도에는 여중생 사망 1주기와 광화문 촛불행진 200일째를 맞아 촛불기념비가 세워졌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전지원기자 po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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