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임 신임駐튀니지대사-제란디 주한튀니지대사 협력다짐

  • 입력 2003년 6월 13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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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외교관 출신 첫 여성 대사로 부임하게 될 김경임 주튀니지 대사(왼쪽)와 오스만 제란디 주한 튀니지 대사가 악수를 하고 있다.-이훈구기자
직업 외교관 출신 첫 여성 대사로 부임하게 될 김경임 주튀니지 대사(왼쪽)와 오스만 제란디 주한 튀니지 대사가 악수를 하고 있다.-이훈구기자
“김경임(金瓊任) 대사는 튀니지에서 한국대사와 여성대사로서의 2개 지위를 모두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오스만 제란디 주한 튀니지 대사는 12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주튀니지 대사로 부임하는 김 대사를 만나 한국과 튀니지의 관계발전을 위해 서로 노력하자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사는 1978년 외무고시 12회에 합격한 뒤 줄곧 ‘첫 여성’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 한국 외교사상 첫 여성 대사는 교수 출신으로 주러시아 대사를 지낸 이인호(李仁浩)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 그러나 직업 외교관 출신으로서는 김 대사가 첫 여성 대사다.

김 대사는 “외교관 생활을 하면서 어려움도 많았지만 외교부가 저를 곱게 길러줬다”며 “후배 여성 외교관들도 여기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각오를 다질 때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미 김 대사와 6차례나 만나 친근해진 제란디 대사는 여성 대사가 튀니지에 부임하는 것을 환영했다. 그는 “튀니지에서 여성들은 정계, 행정부, 군, 경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며 “여성 대사라는 점이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튀니지 정부의 장·차관 28명 중 8명이 여성이고 국회의원의 15%, 변호사와 판사의 55%, 의사의 47%가 여성이라는 것이 제란디 대사의 설명이다.

김 대사는 “튀니지는 북서 아프리카의 이슬람 국가이지만 친서구적이어서 아랍 및 유럽 진출의 교두보에 해당한다”며 “국제무대에서 한국을 지지해온 튀니지와의 관계를 격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제란디 대사는 “한국 국민이 튀니지를 알기 위해서는 직접 방문해 사람들을 만나보는 게 중요하다”며 “양국간 무역불균형을 조정하고, 협력한다는 차원에서 더 많은 한국인이 튀니지를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프리카 북단에 위치한 튀니지는 면적 16만2000km²에 인구는 900만명. 기원전 3세기경 약 100년간의 전쟁 끝에 로마의 속령이 된 후 반달왕국, 오스만 튀르크, 프랑스 등 여러 민족의 지배를 받아오다 1956년 독립했다. 영화 ‘잉글리시 페이션트’의 촬영 현장인 사막과 지중해의 해안을 찾아 매년 400만명의 관광객이 튀니지를 찾고 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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