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강원 영세상인 폐업 속출

  • 입력 2003년 6월 13일 1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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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되는 장사를 계속하다 보니 오히려 빚만 생겨요”

최근 농·어민보다 못버는 영세 소상인이 속출하면서 폐업 또한 이어지고 있다.

13일 강원 강릉시 포남동 포남시장. 지난 98년 100여개 점포가 번성했던 이 시장은 현재 40여개 점포가 문을 닫아 곳곳에서 썰렁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의류와 공산품 가게들은 대부분 사라졌고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곳은 식당과 농수산물 판매상 들이 대부분.

강원 춘천 중앙시장에서 모자 혁대 등을 파는 안모(여·61·춘천시 신북읍)씨는 “하루 1만원도 못 벌고 집에 들어간다”며 “대형 할인마트의 등장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숨통이 조여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원주 우산동 풍물시장은 10여 년 전 170여 점포가 번성했으나 현재는 대부분 문을 닫고 70여개만 운영되고 있다.

유통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이 ‘더 많이, 더 넓게, 더 싸게’를 추구하는 최근의 영업 추세에서 영세상인들이 밀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맞벌이가 늘면서 조그만 가게를 여는 사람들이 많지만, 대형 할인점에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중소상인들이 갈수록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전자상거래, 홈쇼핑에 의한 구매가 점차 늘어나고 있어 이같은 현상은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집세를 주고 나면 인건비도 안나오는 상점이 점차 늘어나면서 재래시장을 비롯해 골목상점마다 한숨이 터져 나오고 있다.

강릉 포남시장 관계자는 “상가 대형화와 고급화 추세에 밀려 영세상인들이 경쟁력을 잃고 있다”며 “더욱 문제는 전업을 하려해도 마땅한 종목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강릉시 관계자는 “거대 유통기업과 경쟁을 하지 않기 위해 요식업을 하는 사람들도 많으나 창업 1년 만에 폐업하는 상인들이 20%에 이르고 있다”며 “소상인들이 함께 뭉쳐 특색 있는 상가 골목을 형성하거나 끈끈한 인맥과 전문성을 추구하는 등 변화를 거쳐야 최소한 마지막까지 생존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강릉=경인수기자 sunghy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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