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조상 두개골 찾았다…16만년前 호모사피엔스 화석 발견

  • 입력 2003년 6월 12일 20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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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에서 발견된 최초의 호모 사피엔스 두개골 화석(위). 두개골을 토대로 복원한 최초 현생 인류. 현대인과 거의 모습이 같다(아래).-사진제공 캘리포니아대(버클리)
에티오피아에서 발견된 최초의 호모 사피엔스 두개골 화석(위). 두개골을 토대로 복원한 최초 현생 인류. 현대인과 거의 모습이 같다(아래).-사진제공 캘리포니아대(버클리)
아프리카에서 가장 오래된 16만년 전의 현생인류 두개골 화석이 발견됐다.

모든 현대인은 10만∼20만년 전 동부 아프리카에서 출현한 소수의 집단에서 유래한 것으로 DNA 분석을 통해 추정돼 왔으나 그동안 화석을 찾지 못했었다. 이 두개골은 현생인류의 ‘아프리카 기원설’을 입증하는 결정적인 증거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 버클리 소재 캘리포니아대 생물학자 팀 화이트 교수팀은 과학잡지 네이처 최신호(12일자)에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에티오피아에서 현대인의 직계조상으로 보이는 화석을 발견해 어른 2명과 어린이 1명의 두개골을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1997년 에티오피아 아파르 지역 강가 계곡에서 10명의 조각난 뼈 화석과 석기 640개, 하마와 물소 뼈를 찾아내 연대를 측정한 결과 15만4000∼16만년 전의 화석임을 밝혀냈다.

이 중 힘겹게 복원한 남자 어른의 두개골은 현대인과 크기와 모양이 비슷했다. 구인류는 원숭이처럼 눈썹 부위의 뼈가 툭 튀어나와 있지만 이 두개골은 덜 튀어나왔다. 두개골의 크기는 현대인보다 약간 컸다. 화석은 발견된 지역의 말로 ‘형님’이란 뜻의 ‘이달투’를 붙여 ‘호모 사피엔스 이달투’로 명명됐다.

화이트 교수는 “인류의 화석은 10만∼30만년 전의 것이 거의 없었는데 이 화석은 이 공백을 메워준다”면서 “이들은 복잡한 손도끼와 돌날로 하마나 물소의 살을 잘라내 육식을 했고 식물을 이용할 줄 알았다”고 말했다.

신동호 동아사이언스기자 do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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