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전교조 정면 비판

  • 입력 2003년 6월 12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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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대구를 방문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시행 문제를 놓고 또다시 흥분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대구지역 인사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재난관리청을 대구에 두는 것이 좋겠다’는 건의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생산성 있는 것 가지고 죽고 살고 목숨 바쳐 싸워야지, 쓸데없는 거 갖고 죽어라 싸우면 나라가 무너져 내린다. 나이스인지 네이스인지 모르지만 그게 무슨 우리 교육의 승부를 가르는 결정적인 문제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 대통령은 특히 NEIS를 시행하면 학생 개인의 신상 정보가 한 곳에 집적돼 인권 침해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궁극적으로 정보 집적은 절대로 막을 수 없다. (신용)카드를 쓰면 점심에 뭐 먹고, 낮에 백화점 가서 뭐 사고, 병원에서 주사 맞고 다 집적되지 않느냐. 근거가 되는 법을 만들어야 하지만 정보의 집적 자체를 거부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이거 가지고 죽기 살기로 싸우고 취임한 지 3개월도 안 된 장관을 사표 내라고 서명받고 다니고, 중대한 교육 현안은 뒷전으로 내치고…”라면서 NEIS 시행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전교조 등 교육계 내 관련 단체들을 겨냥했다.

노 대통령은 한참동안 답변하다가 이야기가 엉뚱한 방향으로 흐른 것을 뒤늦게 깨달은 듯, “재미있게 말하려다가 질문하신 분의 말을 납작 밟아버렸다. 윤덕홍 부총리가 3개월도 안 됐는데 사표 내라고 하니까 정말 답답해서 한 얘기다. 이해해 달라”고 해명했다.

재난관리청의 대구 설치 문제에 대해선 노 대통령은 “부산도 선물거래소로 죽자살자하고 있는데, 별로 수지가 안 나와 내가 쳐다보지도 않으니까 부산 사람들이 섭섭해 할 것이다. 지방이 확실하고 승부가 되는 것으로 대통령에게 멱살 잡고, 발목 잡아야 한다. 그렇게 해야지 잘못하면 갈등만 생긴다”고 답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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