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삼성그룹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중앙일보사가 98년 말 삼성에버랜드 주식 34만1123주(17.06%)를 삼성카드와 캐피탈에 주당 10만원에 판 것으로 확인됐다. 이보다 2년 전인 96년 10월 삼성에버랜드는 재용씨 등 이 회장의 자녀 4명에게 회사 주식을 주당 7700원에 인수할 수 있는 조건으로 CB 96억6000만원어치를 발행했다. 재용씨 등은 이 CB를 96년 말 모두 주식으로 바꿔 에버랜드 지분 64%(125만4777주)를 갖는 최대주주로 부상했다.
삼성에버랜드는 사실상 삼성그룹의 지주회사로, 이 회사의 대주주가 되면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 삼성증권 등 주요 계열사들을 지배할 수 있다.
이와 관련, 곽노현(郭魯炫) 한국방송통신대 교수 등 법학과 교수 43명은 2000년 이 회장 등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형사고발했으며 최근 서울지검 특수2부는 수사를 재개했다. 이 회장의 자녀들이 7700원에 주식을 인수한 지 2년 뒤 10만원에 거래한 사실이 밝혀진 것은 삼성에버랜드가 이들에게 주식을 헐값으로 넘겼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정황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96년 것은 특수관계인들에게 발행하는 CB이고 98년은 시장에서 주식을 사고판 것으로 서로 비교할 수 없는 대상”이라면서 삼성 구조조정본부는 “각각이 당시 법에 합당하게 처리한 것으로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밝혔다.
신연수기자 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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