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수문장 이운재의 ‘몰래한 사랑’

  • 입력 2003년 6월 12일 00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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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카메룬 오지의 소년이 1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 축구경기를 봤다.

카메룬 수도 야운데에서 자동차로 무려 10시간을 더 가야 하는 시골 마을 코벤양에 사는 브레스코 체 참(12·사진). 축구선수가 되는 것이 꿈인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이다.

한국대표팀 수문장 이운재(30·수원 삼성)의 초청으로 지구의 반을 돌아 한국에 온 그는 웅장한 경기장과 한국 관중의 뜨거운 응원열기에 경기 내내 입을 다물지 못했다.

체 참이 이운재와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3월. 이운재와 부인 김현주씨(30)가 개발도상국 불우 어린이들을 돕는 비정부기구(NGO) 플랜 코리아(www.plankorea.or.kr)를 통해 체 참을 소개받은 것.

체 참이 끼니를 겨우 해결할 만큼 어려운 환경에서도 축구선수의 꿈을 키우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들은 이운재는 다달이 교육비와 의료비를 지원해왔다. 이운재는 축구공이 없다는 체 참의 편지를 받고는 직접 사인한 공 두 개를 지난해 월드컵 때 자신의 활약을 담은 사진과 함께 보내기도 했다.

열흘간의 일정으로 이날 한국에 온 체 참은 14일 K리그 수원 경기를 관전하고 15일엔 서울월드컵경기장 북측 광장에서 플랜 코리아가 주최하는 ‘지구촌 어린이에게 꿈을’ 행사에도 참석한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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