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륙교 설계 잘못 선박과 충돌 우려

  • 입력 2003년 6월 11일 18시 35분


코멘트
경남 거제시가 본 섬과 가조도를 잇는 연륙교 가설 공사의 설계를 잘못하는 바람에 인근 녹봉조선소에서 진수하는 선박과 교량이 충돌할 가능성이 제기돼 막대한 예산이 추가로 들어가게 됐다.

거제시는 11일 “사등면 성포리와 가조도(사등면 창호리)를 잇는 길이 680m, 너비 13m의 가조연륙교를 설계하면서 녹봉조선소의 선박 건조 문제를 감안하지 않아 선박 진수시 교량과의 충돌 문제 등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조선소 내 선대(船臺)에서 선박을 만들어 레일을 따라 바다로 내려 보내 수면에 띄우는 ‘슬립웨이(slip way)’ 방식으로 진수하는 녹봉조선소의 2개 선대 가운데 교량 방향으로 위치한 제1선대는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조선소측은 “선박 크기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1만t급의 정상적인 진수를 위해서는 선박 후미에서 바다 쪽으로 최소 500m의 여유 공간이 확보돼야 한다”며 “계획대로 교량을 가설하면 여유 공간이 300m에 불과해 선박이 교량과 충돌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조선소측은 교량 상판도 건조 선박의 평균 높이인 34∼37m보다 낮은 30m여서 역시 충돌 위험이 높다고 덧붙였다.

조선소 관계자는 “지난해 11월부터 두 차례 거제시에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으나 답변이 없었다”고 밝혔다.

조선소측은 거제시가 적절한 대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법원에 공사중지 가처분신청을 내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제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교량 위치를 바꾸기가 어려워 제1선대를 옮기는 문제를 조선소측과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선대 이전에만 40억원가량의 비용이 필요하고 이전기간 중 선박을 건조하지 못해 발생하는 조선소측 손실 등 추가비용이 200억원 정도 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05년 완공 예정인 가조연륙교는 거제시가 495억원의 예산을 책정해 2001년 12월 착공했으며 현재 1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거제=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