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윤수대표 "휠라 亞본부 한국이전, 사업제약 많아 포기"

  • 입력 2003년 6월 11일 18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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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라코리아 윤윤수 대표가 11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이탈리아의 휠라본사 인수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이나연기자
휠라코리아 윤윤수 대표가 11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이탈리아의 휠라본사 인수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이나연기자
세계적인 스포츠그룹인 휠라의 아시아본부를 홍콩에서 서울로 모두 옮기는 계획이 한 때 추진됐으나 한국의 기업여건이 좋지 않아 중도에 포기된 것으로 밝혀졌다.

휠라본사(Fila Holding S.p.A)를 공동 인수한 휠라코리아 윤윤수(尹潤洙·58) 대표는 11일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15개국의 자회사를 담당하는 휠라의 아시아 본부를 홍콩에서 한국으로 완전히 옮기고 싶었지만 여러 사업제약으로 재무 부문을 홍콩에 남기기로 했다”며 “한국이 아시아의 경제 허브(중심지)가 되기에는 제약이 많다”고 말했다.

홍콩에 남겨진 재무부문은 아시아본부 업무의 핵심으로 휠라 자회사들은 이 곳에서 신용장(L/C)개설 등 모든 금융거래를 계속하게 된다.

윤 대표가 지목한 첫 번째 제약요인은 일정 규모의 외환거래에 대해서는 한국은행에 일일이 보고해야 하는 등 금융관련 제약이 적지 않고 법인세율도 홍콩(16%)의 두 배를 넘는다는 것. 또 영어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해 국제화시대에 대응할 수 없는 것도 사업의 제약요인으로 꼽았다.

휠라본사는 휠라코리아를 포함해 전 세계에 27개 자회사를 갖고 있는 지주회사.

한편 윤 대표는 “휠라USA의 임원 등 경영진 4명과 함께 SBI(Sports Brands International)를 설립하고 투자해, 이탈리아 휠라 본사를 최종 인수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초 휠라코리아가 본사를 인수하는 것으로 잘못 알려졌으나 이는 법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내가 개인 자격으로 참여한 것”이라고 밝혔다.

인수대금은 3억5100만달러(약 4300억원)로 윤 대표 등 경영진이 15%를 투자했다. 미국의 투자펀드인 서버러스가 나머지 85%를 투자했으나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휠라USA의 존 엡스틴 대표가 총괄 회장을 맡는다.

윤대표는 “이탈리아 Hdp그룹은 기존 경영진이 휠라본사를 인수해 회생시키기를 원했으며 휠라코리아가 우선 협상자로 선택된 것도 실적이 뛰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02년 휠라코리아의 매출 기여도는 그룹 전체의 20%, 이익은 70∼80%에 이른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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