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엄마랑 함께읽고, 아빠랑 토론…어린이 독서지도

  • 입력 2003년 6월 11일 16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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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독서 습관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려서부터 부모가 먼저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서울 종로구 사직동 어린이도서관에서 한 어머니가 자녀와 책을 고르고 있다. 이훈구기자 ufo@donga.com
아이들이 독서 습관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려서부터 부모가 먼저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서울 종로구 사직동 어린이도서관에서 한 어머니가 자녀와 책을 고르고 있다. 이훈구기자 ufo@donga.com
《“아이들이 책을 즐겁게 읽게 할 방법은 없을까요.” 독서전문가들이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에게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의 하나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보다는 싫어하는 아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책보다는 TV, 게임, 비디오에 열광하는 것이 요즘 아이들의 특성이지만 감성이 가장 풍부한 시기에 독서하는 습관을 갖도록 하는 것도 부모가 해야 할 역할 중의 하나다. 부모가 책읽기 지도를 하게 되면 단순한 독서지도 차원을 넘어 자녀의 생각과 재능을 미리 발견할 수도 있어 관심을 가져 볼 만하다.》

▽독서지도 왜 필요한가=지식정보화 사회에서는 읽기의 양도 중요하지만 질도 중요하다. 옛날의 책은 글의 종류도 많지 않고 내용도 복잡하지 않았다. 하루에도 엄청난 양의 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수많은 글 중에서 좋은 내용의 글을 효과적으로 읽기 위해서는 적절한 지도가 필요하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도 자신들이 좋아하는 책만 읽으려는 경향이 있다. 이야기책에 빠진 아이는 그런 분야의 책만 고집하게 되고 폭넓은 독서를 하지 못하고 편식을 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나이와 지적 발달 정도에 따라 적절한 지도를 하면 독서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언제부터 책을 읽힐까=아이들이 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시기는 10개월 정도 됐을 때다. 엄마가 아이를 품에 안고 책을 읽어주면 정서적 교감을 통해 정신적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

유아들은 글씨가 있는 책보다는 그림책이 적당하다. 그림책은 선명하고 단순한 것이 좋다. 삽화가 많은 책은 글과 그림이 상황에 들어맞는지 확인한다. 과학 현상이나 사람 동물 식물 등의 모습을 전달하는 책의 경우 그림이 사실적으로 그려졌는지 살펴야 한다.

그러나 조기교육을 해야 한다는 욕심에 지나치게 일찍 책읽기를 강요하면 책에 대한 거부감과 시력저하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어떤 책을 고를까=세계 명작 가운데 감동이 느껴지는 스테디셀러는 아이들에게 권할 만하다. 최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창작도서가 많기 때문에 세계명작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같은 소재의 책도 출판사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여러 출판사의 책을 비교해 번역 수준 등을 감안해 고른다. 초등 저학년은 읽기 편한 이야기책을 권하는 게 좋다. 3학년 이상이 되면 지적 능력과 역사 인식도 높아지기 때문에 다양한 삶의 모습 및 고뇌와 절망을 극복하는 과정을 담고 있는 위인전 등 인물 이야기 책을 권해 보자.

▽책에는 흥미가 없어요=엄마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다. 요즘 아이들은 영상매체 세대여서 시각적이고 움직임이 빠른 동영상에 익숙하다. 그렇다고 책을 읽히지 않으면 넓고 깊은 사고를 할 수 없게 될 우려가 있다.

책을 싫어하는 아이라면 그 이유를 찾아봐야 한다. 어릴 때부터 책을 읽는 습관이 안 된 것인지, 낱말을 몰라서 읽는 데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지, TV를 너무 많이 봐서 깊게 생각하는 능력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파악해봐야 한다.

이런 아이들은 책의 분량이 많지 않고, 어휘가 적고, 아이들이 공감하기 쉬운 내용을 담은 책을 권해보자. 책을 힘 안 들이고 읽게 되면 다시 책을 찾게 된다.

그러나 책읽기가 숙제나 공부의 연속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놀이라는 생각을 갖도록 배려해야 한다. 그러려면 부모가 먼저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만화책만 보는 아이 어떡하나=만화책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지나치면 사물을 진지하게 관찰하고 사고하는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만화는 재미있고 좋지만 그것만 읽게 해서는 안 된다. 너무 빠지게 되면 글로 된 정보를 읽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사실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책을 골라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만화로 구성된 과학 상식이나 사회, 문화현상 등에 대한 책은 아이들에게 흥미를 유발할 수 있고 내용을 쉽게 설명할 수 있어 잘만 활용하면 권할 만하다.

▽독후감 쓰기를 싫어해요=쓰는 행위는 독서의 완성이라고 할 수 있다. 듣기나 말하기와 달리 쓰기는 사고 작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잘 안 된다. 자기가 읽은 내용을 기록하는 동안에 생각을 정리하고 이를 논리적으로 풀어내는 능력을 기르게 된다.

부모가 책의 전체 흐름을 정리하고 자녀들과 토론하는 것이 좋다. 인상 깊었던 장면, 주인공에게 하고 싶은 말, 내가 주인공이라면 바꾸고 싶은 내용, 친구에게 책을 권하고 싶은지 등을 질문하면 자연스럽게 책 내용을 떠올릴 수 있다.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 신현숙 부장은 “독후감은 분량을 채우는 데 급급하지 말고 느낀 만큼 자유롭게 쓰도록 권하는 것이 좋다”며 “저학년은 일기장에 그날 읽은 책에 대한 느낌을 자연스럽게 적도록 지도하면 학년이 올라가서도 긴 독후감도 쓸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

▼어린이 독서지도 10계명▼

1. 부모가 책을 읽 어야 아이도 읽 게 된다.

2. 아이의 손이 닿 는 곳에 책을 놓아두자.

3. 책을 읽고 이 야기를 나눠 보 자. 다독(多讀)도 중요하지만 토론을 하면 더 효과이다.

4. 책을 읽은 느낌을 써보게 하자. 쓰기에 재미 를 붙이면 책을 더 잘 읽게 된다.

5. 아이의 흥미에 맞는 책을 읽게 하자. 좋아하 는 책을 읽게 한 뒤 관심 영역을 넓혀가라.

6. 읽은 책은 꼭 모아 두자. 아이의 정서에 영향 을 준 책은 배냇저고리보다 중요하다.

7. 아이와 함께 책방에 가보자. 아이들은 많은 책을 보면 읽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긴다.

8. 책 읽는 요령을 알려 주자. 이야기책과 정보 책은 다른 요령으로 읽어야 효과적이다.

9. 아이에게 책을 읽어줘 보자. 아이가 내용을 생각할 여유를 준다는 느낌으로 읽어준다.

10. 책은 호기심과 상상력을 키워주는 ‘마법의 지 팡이’임을 깨우쳐 준다.

자료 :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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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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