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영농철 농기계 교통사고 비상

  • 입력 2003년 6월 10일 21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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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번기를 맞아 농민들이 경운기나 트랙터를 운전하다 숨지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안전대책은 여전히 허술한 편이다.

1일 오후 8시반경 전남 담양군 봉산면 대추리 앞 도로에서 봉고승합차가 앞서 가던 경운기를 들이 받았다. 이 사고로 모내기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던 박모씨(54)가 그 자리에서 숨졌다.

경찰 조사결과 승합차 운전자는 시속 60km 도로를 75km 속도로 달리다 경운기를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가 몰던 경운기에는 야광반사기가 달려 있지 않았다.

이날 오후 8시10분경 전남 화순군 화순읍 다지리 앞 4차선 도로에서 임모씨(70)가 트랙터를 몰고 도로를 역주행하다 마주 오던 승용차와 정면충돌해 임씨가 숨졌다.

또 이날 오후 전남 함평군 나산면 이모씨(52)도 경운기를 몰고 가다 승용차에 들이 받혀 사망하는 등 올 5, 6월 들어 전남지역에서는 5건의 농기계 사고로 5명이 숨졌다.

농기계 사고는 해마다 끊이지 않아 2001년에는 58건의 사고로 73명이 부상하고 농민 8명이 사망했으며 지난해엔 38건의 사고로 6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이처럼 농기계 사고가 잦은 것은 농민들이 술을 마신 뒤 경운기를 운전하는 사례가 많은데다 경운기나 트랙터의 후미등이나 반사등이 파손돼도 이를 수리하지 않는 등 안전에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이다.

교통 전문가들은 영농철 농기계 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농기계 출고시 앞 뒤에 야간색 도색 의무화 △일부 농기계에 대한 운전면허제 도입 △농한기에 운전자 사고 예방 교육 등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전남경찰청 교통안전계 관계자는 “일선 시 군이 지역특화사업 예산을 편성해 농기계 수리 때 파손된 후미등을 달아주는 등 안전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 해남과 영광경찰서는 지난해부터 폐 CD를 경운기 등 농기계 2000여대에 부착해 주는 ‘야광 반사판 붙여주기 운동’을 전개해 농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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