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공산당 허용해야만 완전 민주주의국가"

  • 입력 2003년 6월 10일 18시 31분


코멘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일본 국빈방문 마지막 날인 9일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일본 공산당과의 교류를 허용할 뜻을 밝혔다고 산케이신문이 10일 보도했다.

이날 노 대통령은 일본 중의원 의장 주최 간담회에서 일본 공산당의 시이 가즈오(志位和夫) 위원장에게 “한국은 현재 공산당 활동을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이는) 민주국가로서는 문제”라며 “내가 일본 공산당을 받아들이는 첫 한국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

▼관련기사▼

- 盧대통령 '공산당 허용' 발언 논란

시이 위원장은 “한국 ‘참여정부’의 정책구상과 남북한 평화번영정책에 공감한다”며 한국과의 교류가 확대되기를 희망했다. 일본 공산당은 김대중(金大中) 정권 때부터 당 대표단의 한국 방문과 당 기관지 ‘아카하타(赤旗)’의 서울지국 개설 등을 타진해 왔다.

1922년 발족한 일본 공산당은 구소련이나 북한의 공산주의와 달리 사유재산을 인정하며 일본의 침략전쟁에 반대하고 자유와 민주주의를 우선적인 기본이념으로 삼고 있는 합법적인 진보정당. 북한과는 83년 북한의 아웅산 테러사건을 계기로 교류를 단절한 상태.

현재 중의원과 참의원에 각각 20석의 의석을 보유하고 있으며 시대변화에 맞춰 당 강령에서 ‘공산주의 혁명’과 ‘미국 제국주의’ 등의 표현을 삭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유사법제 반대 서명운동을 주도하며 정치인 망언 규탄에 앞장서고 있다.

한편 윤태영(尹太瀛) 청와대 대변인은 노 대통령과 시이 위원장간의 대화록을 공개하고 “당시 노 대통령이 ‘한국에서도 공산당이 허용될 때라야 비로소 완전한 민주주의가 될 수 있다. (일본 공산당이) 한국을 방문하면 환영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윤 대변인은 ‘공산당 허용’ 부분에 대해 “노 대통령이 언급한 공산당은 서구나 일본에서처럼 합법적 테두리 내에서 활동하고 제도권 내에 진출한 공산당을 의미한다”며 “일본 공산당 위원장과의 대화 과정에서 나온 언급이라는 점을 충분히 감안해 달라”고 설명했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