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KBS 윤석호PD의 '여름향기' 촬영현장

  • 입력 2003년 6월 10일 17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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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향기의 두 주인공 송승헌과 손예진. 윤석호PD는 송승헌은 ‘착한 눈빛’을 지닌 배우이며, 손예진에 대해서는 ‘천생 여자라는 느낌’이 드는 연기자라고 말했다. 사진제공 KBS
여름향기의 두 주인공 송승헌과 손예진. 윤석호PD는 송승헌은 ‘착한 눈빛’을 지닌 배우이며, 손예진에 대해서는 ‘천생 여자라는 느낌’이 드는 연기자라고 말했다. 사진제공 KBS
“우리, 별에 대한 노래를 불러볼까요?”

4일 밤 KBS2 ‘여름향기’ 촬영장인 전북 덕유산 자락에 있는 ‘무주 리조트’. 초여름 밤하늘엔 싱그러운 별들이 총총히 떴다. ‘가을동화’ ‘겨울연가’에 이은 계절 시리즈 ‘여름향기’를 연출하는 미혼의 윤석호 PD는 이날 46번째 생일을 맞았음에도 아직도 소년처럼 아름다운 ‘첫사랑’을 꿈꾸고 있었다.

“나는 아직도 첫눈에 숨막히는 ‘운명적 사랑’을 믿습니다. 머리나 눈보다 먼저 심장이 쿵쿵 뛰는 그런 사랑 말이죠.”

윤PD의 ‘가을동화’ ‘겨울연가’는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의 자연을 배경으로 한 아름다운 영상미로 국내와 동남아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드라마. 다음달 7일부터는 월화 미니시리즈 20부작 ‘여름향기’(최호연 극본)가 방송된다.

‘가을동화’ ‘겨울연가’가 출생의 비밀과 기억상실증에 따른 가슴아픈 사랑을 다룬데 비해 ‘여름향기’는 심장을 통해 사랑을 기억하는 ‘판타지적 설정’이 돋보인다. 교통사고로 죽은 여자의 심장을 이식받은 혜원(손예진)이 그 심장의 주인이 사랑했던 남자 민우(송승헌)를 우연히 만나면서 드라마가 시작된다. 민우를 먼저 알아보고 ‘쿵쿵’ 뛰기 시작하는 것은 혜원의 몸 속에서 옛사랑의 기억을 담은 채 살아 있는 심장. 혜원은 자신을 사랑하는 리조트 기획실장 정재(류진)와 가슴이 기억하는 사랑 민우 사이에서 진정한 사랑을 찾아 헤맨다.

‘가을동화’가 브라운, ‘겨울연가’가 화이트였다면 ‘여름향기’의 색조는 그린이다. 메인 무대인 무주리조트를 비롯해 주요 촬영장소는 보성 녹차밭, 허브농장, 수목원, 고흥반도와 서해안의 섬 등 여름의 뜨거운 열정이 한발 비켜선 ‘고요한 녹음(綠陰)’이 될 예정이다.

드라마의 주요 모티브에선 ‘여우비’가 자주 등장한다. 이것은 햇살이 한창인 여름하늘에 갑자기 쏟아지는 비. ‘호랑이가 장가가는 날’ 혹은 ‘여우가 시집가는 날’ 내리는 비다.

“영상으로 볼 때도 햇빛에 물방울이 비치기 때문에 가장 아름다운 순간의 비입니다. 우리의 청춘도, 짧은 사랑도 모두 찬란한 ‘여우비’를 닮았습니다.”

윤 PD는 주인공인 송승헌 손예진을 캐스팅한 이유를 “눈빛이 착해보여서”라고 짧게 대답했다. 특히 송승헌은 ‘가을동화’에 이어 두 번째로 출연하게 됐다. 이는 중화권의 ‘가을동화’ 인기를 의식한 캐스팅.

이날 ‘여름향기’의 첫 촬영에는 한국관광공사 관계자와 중화권 판권 계약을 마친 대만 알파레코드사의 사장, 대만 언론사 기자 등이 몰렸다. ‘가을동화’의 평창, ‘겨울연가’의 속초처럼 ‘여름향기’의 촬영지도 관광명소가 될 것이라는 전북지역 관계자들의 기대도 컸다.

특히 1990년 개장 때에 비해 침체를 겪고 있는 ‘무주리조트’는 드라마 촬영을 적극 지원하면서 실제 건물을 리모델링까지 했다. 드라마에서 인테리어 전문가인 송승헌과 플로리스트 손예진이 리조트를 리노베이션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무주리조트는 사실감을 높이기 위해 실제 주요 건물의 외관과 조명 시설을 바꾸는 공사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윤 PD에게 왜 ‘봄’은 빼고 ‘겨울’에서 ‘여름’으로 넘어갔느냐고 물었다.

“‘봄날은 간다’는 말이 있지만, 나는 ‘봄날은 온다’고 말하고 싶어요. ‘가을’로 시작했으니까 마무리로 ‘희망’을 말하고 싶어 봄을 아껴놓았습니다.”

무주〓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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