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 터널 화재에 무방비

  • 입력 2003년 6월 9일 21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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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터널의 소방안전설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6일 발생한 서울 홍지문 터널의 사고처럼 대형 화재 발생시 안전에 큰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9일 부산시 소방본부와 시설관리공단 등에 따르면 부산지역 16개 터널(총연장 16.4km) 가운데 화재가 발생했을 때 소방법에 따라 연기를 배출시키는 제연 설비를 갖춘 곳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부산지역 터널이 소방시설 설치규정이 없었던 97년 9월 이전에 건설허가가 났기 때문. 이에 따라 개정된 소방법에 따라 시설보강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개정된 소방법에 따르면 터널 길이 500m이상은 무선통신보조설비를 갖춰야 하고, 1000m이상은 옥내소화전과 제연설비, 2000m이상은 연결송수관 등을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부산지역 터널은 △구덕 △만덕2 △황령 △백양 △수정 △부산 △광안 등 7개 터널에 차량의 매연을 매출하는 환기시설만 있고 소방법에 따라 검증을 받은 제연시설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비교적 최근에 민간자본으로 건설된 △수정산 △백양 △황령 터널은 길이가 1800∼2300m에 이르는 장대터널이기 때문에 더욱 철저한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이밖에 화재감지시설이 설치된 터널은 전혀 없으며 옥내 소화전이 없는 터널은 11곳, 비상경고나 방송시설이 없는 터널도 13곳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터널 내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신속한 대피나 진화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소방본부의 한 관계자는 “97년 9월 이전에 허가가 난 터널은 소방법의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소방서에서 공식적으로 관리할 권한이 없다”며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시와 민자업체에서 시민의 안전을 위해 시설을 보완하고 지속적인 관리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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