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배구]“김민지 잡는다면 꼴찌라도 좋아”

  • 입력 2003년 6월 9일 17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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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진짜 꼴찌야.”

1위를 지향하는 스포츠에서 서로 자신이 꼴찌라고 주장하는 희한한 광경이 연출되고 있다.지난해 슈퍼리그이후 여자배구 흥국생명과 LG정유 팀 간에 계속되고 있는 ‘꼴찌 논쟁’이 그것.

두 팀이 서로 꼴찌라고 우기는 것은 올해 중앙여고를 졸업하고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김민지 때문이다. 올 드래프트 참가선수 중 최대어인 김민지를 잡으려면 1라운드 1순위 지명권을 확보해야 하는데 드래프트 지명 순위는 지난 시즌 성적의 역순에 따라 진행된다.

꼴찌 논란은 지난해 슈퍼리그 여자부 1회전에서 5개팀 중 최하위를 기록한 흥국생명이 2회전 진출을 위한 하위 3개팀 플레이오프에서 LG정유를 제치고 4위를 차지하며 비롯됐다.

1라운드 꼴찌인 흥국생명과 플레이오프 꼴찌인 LG정유가 모두 자기 팀이 꼴찌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 이 와중에 협회가 LG정유의 손을 들어주자 흥국생명의 반발이 시작됐다. 흥국생명은 9일 “플레이오프 순위를 대회 최종 순위로 한다는 배구협회의 결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협회가 방침을 철회하지 않고 드래프트를 강행할 경우 법적대응까지 고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경수 파동’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는데 다시 이전투구에 말려든 배구협회. 이래서야 언제 프로화를 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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